지난 기획/특집

[예비자교리] 128. 종말론 2. 심판

박도식ㆍ신부ㆍ대구 신암동본당 주임
입력일 2019-08-22 수정일 2019-08-22 발행일 1987-02-22 제 1544호 3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심판은 인간이 죽은 다음 일생의 모든 삶을 청산하는 중요한 순간이다. 인생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책임을 묻는 엄격한 순간이다. 하느님은 사랑의 하느님 이전에 정의의 하느님이시다.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돌아가신 그분은 우리를 에누리 없이 무섭게 심판하시는 정의의 하느님이시다.

인간이 죽음을 회피할 수 없듯이 죽은 다음에 오는 심판도 회피할 수 없는 숙명적인 과정이다.

교회 가르침은 심판을 두 가지로 이야기한다. 한 인간이 죽은 다음 개별적으로 받는 사심판(私審판)과 세말에 모든 사람 앞에서 개인의 사심판을 공포하는 공심판(公審判)이다.

사심판의 판결은 첫째로 은총지위에서 죽은 영혼이 받는 천국 상급이다. 아무런 죄가 없이 모든 죄의 사함과 보속까지 깡그리바치고 이 세상을 떠난 영혼은 천국에로 인도되고, 두번째는 큰 죄는 없지만 소죄가 있든지 또는 죄는 없지만 보속이 부족했던 영혼들은 그 죄의 보속에 해당되는 잠벌을 받는 연옥에로 인도된다.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의 무서운 판단은 중죄인들이 전연 회개함이 없이 죽었기 때문에 영원한 벌을 받는 지옥의 벌이다.

하느님의 심판은 마치 우리 세속의 재판과도 같다. 죄없는 무죄 석방의 판결이 있고 유기 징역이 있고 극악한 죄인에게 사형선고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공심판은 세말이 되어 모든 사람이 부활하여 하느님 앞에서 개인의 사생활을 공적으로 공개하는 심판이다. 공심판을 하시는 이유는 우리가 이 세상에 살면서 혼자 살지 않았고 인간 공동체 안에서 살았기 때문에 인간의 그릇된 판단을 시정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서 어떤 사람은 진정 선의의 사람이었는데 사람들로부터 오해를 받아 또는 시기 질투를 받아 죄인으로 몰린 그런 사람의 선의를 공포해서 그를 죄인으로 몰아붙인 사람들은 부끄럽게 하기 위함이다. 또 다른 모양으로 아의의 사람이 사람들 앞에 아첨을 잘해서 칭찬받고 선인으로 오해된 그들의 잘못을 대중 앞에 밝혀야 하겠기에 공심판은 인간 사회성에서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잘못은 공심판 때 하느님으로부터 있는 그대로 판단을 받게 된다는 신념이 있기에 우리는 인간의 억울함을 견딜 수 있고 하느님께 신뢰하고 살아갈 수 있다.

박도식ㆍ신부ㆍ대구 신암동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