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여름 막바지… 더위에 지쳤다면 ‘이 노래’

김현정 기자
입력일 2019-08-20 수정일 2019-08-21 발행일 2019-08-25 제 3159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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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하모니’ 들으며 잠시 쉬어보세요

막바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즈음, 방학도 휴가도 끝나가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야 하는 때다. 열대야와 여행으로 깨진 리듬을 되찾으려면 지친 심신을 달래줄 특별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이때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듣기 편한 음악을 감상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번에 소개할 음악들은 모두 소년합창단들이 부른 곡들이다. 과도한 기교를 부리거나 듣기 부담스러운 창법을 사용하지 않고 깔끔하고 담백하게 부르는 이들의 노래가 한 자락 산들바람이 돼 여름이 남긴 후유증을 말끔히 씻어줄 수 있을 것이다. 소개하는 곡들은 음반이나 온라인 음원사이트 등을 통해 들을 수 있다.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의 2016년 방한 당시 공연 모습.

■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 ‘Panis Angelicus’(가톨릭성가 503번 세자르 프랑크 작곡 ‘생명의 양식’)

프랑스 파리 성 클로틸드교회 합창장이었던 세자르 프랑크(César Franck, 1822~1890)는 큰 명성을 얻지는 못했지만 매우 경건한 삶을 살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곡은 잔잔하게 흐르는 오르간 전주와 간주로 잘 알려져 있지만,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의 노래에는 악기 반주가 없다. 이 합창단은 악기 없이 사람의 목소리로만 화음을 만들어내는 아카펠라로 노래를 부르는 대표적인 합창단이기 때문이다.

가사 내용 역시 성체의 신비를 찬미하고, 성체성사의 은혜에 감사하는 내용이라 가사의 의미를 생각하며 들으면 더 큰 충만함과 은총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빈소년합창단 ‘Ave Verum Corpus’(가톨릭성가 194번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작곡 ‘성체 안에 계신 예수’)

이 곡 또한 성체성가 중 하나다. 35년이라는 짧은 생을 산 모차르트(1756~1791)가 사망한 해에 작곡했다.

전체적으로 느리고 장중하면서도 비장한 아름다움이 서려 있는 이 곡은 500여 년의 긴 역사를 자랑하는 빈소년합창단의 대표 레퍼토리였다. 각기 다른 화성부가 교차되며 진행하는 부분은 마치 천상의 화음을 듣는 듯하다.

같은 곡을 아카펠라로 부른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의 노래와 비교하며 들어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 리베라(Libera) ‘Sanctus’(상투스, ‘거룩하시도다’)

리베라는 영국 성 필립스교회 성가대원을 주축으로 1999년 결성된 소년합창단이다.

TV 프로그램, 광고 등에서 주로 성스러운 느낌을 내거나 상황이 긍정적으로 급변할 때 배경음악으로 자주 등장하는 이 곡은 요한 파헬벨(1653~1706)의 ‘카논’을 편곡한 다음 미사곡 ‘거룩하시도다’(상투스와 베네딕투스(Benedictus))의 라틴어 가사를 차용했다.

파헬벨은 신성로마제국의 수도였던 빈의 성 슈테판대성당 오르간 연주자로 공식적인 음악 생활을 시작했는데, 500곡 넘는 작품들을 남겼지만 사실상 ‘카논’이 유일하게 잘 알려진 곡이다. 전주 없이 곧바로 시작되는 도입부의 청아한 목소리가 마치 하늘에서 밝은 빛이 내려오는 듯한 느낌을 준다.

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