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화성에 남아있는 천주교의 흔적
수원화성은 정조대왕의 명을 받은 다산 정약용이 설계하고 시공해 1796년 완성됐다. 군사적 방어기능과 상업적 기능을 함께 보유하고 있는 수원화성은 과학적이고 실용적이며, 예술성도 갖추고 있다. 이에 동양 성곽의 백미로 꼽히며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천주교 신자이기도 했던 정약용이 설계한 수원화성에서는 천주교의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다. 아름다운 무지개 문이라는 뜻의 화홍문(북수문)에는 7개의 수문을 따라 수원천의 물이 흐르는데, 7개의 수문은 칠성사, 성령칠은 등 천주교를 상징하는 숫자 ‘7’과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다.
화홍문에서 통과한 물이 흘러가는 남수문의 9개 수문은 칠성사와 성령칠은을 실천하면 성령의 9가지 열매를 맺게 된다는 신학적 의미를 떠올리게 해준다.
화홍문을 지나 언덕을 오르면 2층 누각 형태의 방화수류정(동북각루)을 만날 수 있다. 방화수류정의 서쪽 벽에는 86개의 십자가 문양이 새겨져 있는데, 이는 ‘그리스도는 서쪽에서 온다’는 뜻을 십자가로 표시했다는 해석도 있다. 또한 고개를 들어 천장을 살펴보면 십자가 형태의 대들보 3곳도 발견할 수 있다.
북수동성당에서는 매달 첫째 주 금요일 오후 7시 30분에 수원성지 및 수원화성의 순교터를 둘러보는 달빛순례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