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제1대리구 정자동주교좌본당 전경자씨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19-08-06 수정일 2019-08-06 발행일 2019-08-11 제 3157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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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삶 배우며 ‘신앙의 맛’ 찾길”
순교영성강학 수강 계기로 진정한 삶과 신앙 의미 찾아
4년째 수강생들 위해 봉사

전경자씨는 “순교자들의 삶을 배우며 ‘신앙의 맛’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 순교자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죽음의 위협 앞에서 신앙을 택한 그들의 신심은 몇 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 우리의 신앙을 지켜주는 근간이 되고 있다. 이에 교구 시복시성추진위원회(위원장 양태영 신부)는 교구민들의 순교신심 함양을 위해 2014년부터 순교영성강학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초기 한국천주교회사 ▲천주실의·칠극 ▲성교요지 ▲주교요지·상재상서 ▲한국천주교회 근·현대사 ▲중국·일본교회사 등 총 6강으로 구성된 강의는 3년에 걸쳐 진행된다.

전경자(루갈다·62·정자동주교좌본당)씨는 2015년 주보에서 순교영성강학 수강생 모집 공고를 보고 고민 없이 등록을 완료했다. 오랜 신앙생활로 권태감을 느끼고 있던 찰나, 이 강의를 통해 신앙을 가져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신앙생활을 했지만 체계적으로 공부할 기회가 없었기에 늘 마음 한켠에 아쉬움이 남아 있었어요. 그러던 중 순교영성강학 강의를 알게 됐고, 신앙선조들의 삶과 신심을 공부하면서 내 신앙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게 되고, 신앙심이 깊어지는 계기가 됐어요.”

그의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하상신학원을 졸업하고 5년간 수원가톨릭대학교 수업을 청강하며 신앙의 길을 단단하게 다져갔다. 순교영성강학 강의를 2년째 빠지지 않고 청강하는 전씨의 열정을 눈여겨 본 지도신부님은 그를 봉사자로 추천했다.

“강의가 재미있어서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다보니 봉사자 권유를 받았습니다. 2016년부터 시작해 4년째 봉사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좋은 강의를 오랫동안 들을 수 있는 것도 큰 행복이에요.”

13명의 봉사자들은 조별나눔 시간에 각 조의 조장을 맡아 강의진행을 돕는다. 수업 전 오전에 미리 모인 봉사자들은 발제하고 토론하며 수업을 준비한다. 1년에 두 번 있는 국내 성지순례와 한 번 있는 해외성지순례 기획도 봉사자들 몫이다.

“강의를 통해 배운 순교자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성지를 방문하는 것은 순교신심 함양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봉사자들이 가장 공들여 준비하는 일 중 하나에요. 특히 지난 6월에는 성지로 아직 개발되지 않은 포천의 이벽성조묘역을 다녀왔는데, 가는 길은 고됐지만 보람이 더 컸던 순례였습니다.”

순교영성강학 봉사는 전씨에게 신앙 뿐만 아니라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 계기가 됐다.

“순교자들의 삶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인내’인 것 같아요. 살면서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맞닥뜨릴 때 저는 순교자들의 삶을 생각하면서 견딜 수 있는 힘을 얻곤 합니다. 많은 신자들이 순교자들의 삶을 배우며 ‘신앙의 맛’을 찾을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봉사하고 싶어요.”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