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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세 260만 허와 실] 20. 고해성사 4. 상설고해소

최홍국 기자
입력일 2019-08-01 수정일 2019-08-01 발행일 1990-12-23 제 1735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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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담자 회두에 “큰몫
대화식 고해통한 생활 상담 가능
전문상담필요할 경우 상담소 안내 병행
부담감 없는 고해성사 참여유도
고해성사를 받는 신자들중 일부 신자들이 기계적이고 되풀이식 고해자세를 탈피하지 못하는 이유가 신자들의 탓도 있지만 교회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배려가 부족한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서울가톨릭대학교수 유봉준 신부는『바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신자들에게 사실 고해성사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너무 적은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하면서『우리 한국교회도 신자들이 보다 쉽게 고해성사를 받을 수 있도록 각 본당에서의 고해성사 시간연장 노력과 함께 기존 상설고해소를 확산시켜야 한다』고 역설한다.

상설고해소는 상담 또는 대화식 고해성사가 가능하기때문에 매번 그저 같은 식의 고백을 기계적으로 되풀이하는 고해자세를 탈피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가 되며, 신자들이 쉽게 고해성사를 받을 수 있도록 인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평일에도 정해진 시간에만 찾아가면 고해성사를 받을 수 있는 상설고해소는 현재 전국적으로 서울에 2개소, 대구와 부산에 1개소 등 4개소가 개설 운용되고있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이중 88년 4월 세계성체대회 직전에 서울대교구가 개설한 명동본당 상설고해소를 제외한 3개소는 모두 수도회가 개설하고 있다.

프란치스꼬회의 서울 정동프란치스꼬회관 상설고해소를 비롯 꼰벤뚜알 성프란치스꼬회의 대구분원인 범어동본당과 부산분원인 대연동본당내에 각각 설치, 운용되고 있는 상설고해소가 바로 그것이다.

이들 상설고해소에는 주부ㆍ청소년ㆍ직장인ㆍ학생노인등 각기 다양한 계층의 신자들과 냉담자는 물론 수도자와 성직자, 심지어는 개신교신자와 비신자들까지 찾아와 대화식 고해성사 또는 상담을 통해 내적갈등을 해소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매주 화~금요일 낮12시30분부터 오후5시(토요일은 오후2~6시)까지 명동지하성당에서 각수도회 사제들이 매일 교대로 고해사제로 나서고 있는 명동본당상설고해소에는 하루평균 40여명이 찾아와「면담」또는「고해성사」를 받고있다.

도심지에 위치한 장소적 특성 때문에 명동상설고해소에는 점심시간 또는 오후시간에 잠깐 틈내 찾아오는 직장인 특히 남성신자들이 비교적 많이 이용하고 있다.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예수회ㆍ글라렛선교수도회ㆍ살레시오회ㆍ꼰벤뚜알 성프란치스꼬회ㆍ파리외방전교회(88~89년 예수고난회에 이어 90년부터 담당)순으로 각 수도회사제들이 말고 있는 명동상설고해소는 고해소내에 교회내 상담기관 연락처를 비치, 신자 및 수도자들에게 고해소안에서 해결하기보다 상담실을 찾는것이 더 적절한 내용일 경우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상담실이나 영성생활연구소를 찾아가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해 주기도 한다.

3년전부터 매주 화~토요일 오후4~8시까지 개설되고있는 정동 프란치스꼬회관 상설고해소의 경우도 명동과같이 다양한 계층의 신자들이 이용하고있는데 하루 평균 10여명씩 월평균 2백50여명이 이용하고 있다.

매일 평균 고해성사자 10여명중 1명꼴로 냉담 자들이 찾아와 장시간의 대화식 고해성사를 통해 신앙인으로서 새출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정동상설고해소에는 성소희망자를 비롯 복잡한 가정문제 등 주로 상담을 요하는 신자들이 많이 찾아오고 있다고 한다.

또한 정동고해소는 수도자들만을 위한 고해성사시간을 금요일 오후 2~6시 따로 마련, 수도회사제들이 번갈아가며 맡고 있는데 이때 평균 40여명의 수도자들이 고해성사를 받고 간다는것.

지난 9월부터 정동상설고해소를 담당하고 있다는 명 레오나르도 신부(캐나다인)는『저녁8시까지 고해성사를 주고 있기 때문에 직장인들이 퇴근후 많이 찾아온다』고 밝히고『가끔 성직자들도 상설고해소를 이용한다』며 성직자들의 겨우 미리 전화로 시간약속후 찾아오는데 대부분 오전시간을 이용한다고 소개했다.

꼰벤뚜알 성프란치스꼬회가 4년여전 개설한 부산 대연동본당 상설고해소는 매주 수요일 오후2~5시 3시간동안 3명의 수도회사제들이 교대로 고해소를 맡고 있으며 2년여전 문을 연 대구 범어동본당 상설고해소는 매주 금요일 오후2~5시30분 찾아오는 신자들에게 고해성사를 주고 있는데 주로 수도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상설고해소는 고해성사자들로 하여금 자칫 본당신부를 기피하게 만들 소지가 있다는 부정적인 요소가 있음에도 긍정적인 면이 더 많기 때문에 계속 더 확산돼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명동본당 전례담당 홍근표 신부는『본당마다 고해성사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이 한정돼 있는데 반해 상설고해소는 정해진 시간에만 찾아오면 자유롭게 고해성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자들의「정기적인 고해성사」를 유도할 수 있다』며 상설고해소를 적절히 이용할 때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한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상설고해소는 냉담자가 스스로 찾아와 새 생활을 시작할수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는 점과 수도자들이 의외로 많이 찾아온다는 사실 때문에도 보다 확산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홍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