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처럼 박힌 철책은 언제쯤 걷어질까
7월 27일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66주년을 앞두고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그동안 ‘금단의 땅’이라 불리던 비무장지대(DMZ)에도 변화가 찾아 왔다. 지난 4월 27일 DMZ 평화의길 고성 구간에 이어 6월 1일 철원 구간이 차례로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7월 17일 오전 10시 15명 남짓한 시민들과 함께 평화의길 철원 구간을 걸으며 그 안에 담긴 역사적 아픔과 평화의 의미를 되짚어 봤다.
# 전쟁의 땅에서 평화의 땅으로… DMZ 평화의길 철원 구간은 길게 이어진 군사 도로를 따라 걷는 코스다. 군사 도로 북쪽으로는 남방한계선이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한반도는 여전히 철책을 사이에 두고 갈라져 있지만 남과 북을 가르는 철조망에는 하얀 들꽃이 평화로이 피어 있었다. 철원 구간은 남북이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눠야 했던 비극적인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장소다. 방문객들은 역사적 아픔이 담긴 백마고지 전적비에서 출발한다. 백마고지 전적지는 1952년 10월 6~15일 열흘 사이에 12차례나 고지 쟁탈전이 벌어졌던 곳이다. 당시 우리 군은 3500명, 중공군은 1만 명 이상이 희생됐으며 치열한 공방전으로 고지의 주인이 24번이나 바뀐 격전지다. 영화 ‘고지전’이 이 전투를 소재로 했다. 시원한 키를 자랑하는 자작나무가 양옆으로 곧게 뻗은 길을 따라 올라가면 백마고지 위령비와 기념관, 전투 기념비를 볼 수 있다. 기념관은 백마고지 전투의 참상을 고스란히 전시하고 있다. 기념관 내부에서는 전쟁 당시 사용했던 탄피로 이들의 모습을 조각한 작품을 비롯해 총알에 의해 처참하게 구멍이 뚫린 철모 등을 볼 수 있다. 기념관을 지나 언덕 마지막에 다다르면 하늘로 높게 솟은 전투 기념비가 보인다. 멀리서 보면 언뜻 두 손을 맞대고 기도하는 모습으로 보인다. 철원군 최운규 문화관광해설사는 “기도하는 손을 형상화한 작품”이라면서 “우리 민족의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DMZ 평화의길 철원 구간을 가려면?
철원 구간은 고성 구간에 이은 두 번째 평화의길이다. 6·25 한국전쟁 당시 격전지였던 백마고지와 DMZ 안쪽 화살머리고지 GP까지 둘러보는 코스다. 홈페이지(www.durunubi.kr/dmz-main.do) 사전 신청을 통해 당첨된 20명은 철원군 문화관광해설사 1명과 안전을 위한 셰르파(안내 도우미) 2명, 군인 2명과 함께 코스를 둘러본다. 전체 구간 15㎞ 중 3.5㎞ 도보 이동 구간을 제외하면 모두 차량으로 이동한다. 3시간 정도 소요된다.성슬기 chiara@catimes.krrn사진 박원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