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 연명치료 중단 후 숨진 랑베르에 애도

입력일 2019-07-16 수정일 2019-07-16 발행일 2019-07-21 제 3154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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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간 식물인간 상태로 지내다
영양제·수액 중단 9일 뒤 사망
“인간 존엄에 대한 심각한 위반”

프랑스 파리 시민들이 7월 10일 뱅상 랑베르를 응원하는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7월 2일부터 영양제와 수액 공급이 중단된 랑베르는 7월 11일 결국 사망했다. CNS

【바티칸 CNS】 프란치스코 교황은 의료진이 영양제 및 수액 제공을 중단한 지 9일 뒤 사망한 프랑스인 뱅상 랑베르(42)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고 나서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언제나”라고 트위터에 글을 게재했다.

교황은 트위터에 “아버지 하느님께서 뱅상 랑베르의 영혼을 받아주시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교황청립 생명학술원은 랑베르의 죽음을 “인류애의 패배”라고 했으며, 기니 출신의 경신성사성 장관 로베르 사라 추기경은 트위터에 람베르를 “순교자”라고 말했다.

교황청 알레산드로 지소티 대변인 대행은 성명을 통해 “참담한 마음으로 뱅상 랑베르의 죽음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지소티 대변인 대행은 교황이 일전에 랑베르에 대해 말한 바를 상기시키며, “하느님은 태어나서 자연사할 때까지 생명의 오롯한 주인”이라면서 “우리의 의무는 쓰고 버리는 문화에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생명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랑베르는 10여 년 전 오토바이 사고로 심각한 뇌 손상을 입어 식물인간 상태로 지내왔다. 그의 아내와 6명의 형제자매들은 2013년 튜브를 통한 영양제와 수액의 공급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료진의 권고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부모와 다른 두 형제는 영양제와 수액 공급은 생명 연장을 위한 예외적인 조치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을 강조하며 법원 결정에 맞서 싸웠다. 결국 그의 가족들은 여러 해에 걸친 법정 다툼으로 뿔뿔이 갈라졌다.

랑베르가 입원해 있던 프랑스 랭스의 의료진은 지난 5월 법원이 아내의 손을 들어준 뒤 영양제와 수액 공급을 중단했다. 그러나 몇 시간 뒤 항소 법원이 이 결정을 뒤집고 튜브를 통한 영양제와 수액 공급 재개를 명령했다. 지난 6월 말에는 또 다른 법원에서 치료를 중단해도 된다는 판결을 내렸고, 의료진은 7월 2일 일체의 영양제와 수액 공급을 중단했다. 결국 랑베르는 7월 11일 사망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랭스대교구장 에릭 드 물린-보포르 대주교를 비롯한 여러 교황청 관리들은 교회의 입장을 강조하며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는 예외적인 조치는 도덕적 의무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 영양제와 수액 공급은 정상적인 치료 행위라고 강조했다. 또 이런 치료 행위의 중단은 “인간의 존엄에 대한 심각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