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교세 260만 허와 실] 16. 세례성사 및 신영세자 관리문제 10. 종합

박해원 기자
입력일 2019-07-08 수정일 2019-07-08 발행일 1990-09-09 제 1720호 6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올바른 대부모 관계 정립 급선무
냉담방지위한 지속적 교육필요
예비자때 확고한 신앙관 정립을
낙태ㆍ환경문제 등 실생활관련 교회 가르침 바람직
89년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교세통계에 따르면 한국교회 신자총수는 260만명을 넘어섰다.

또한 최근 한국갤럽 조사연구소의「한국인의 종교와 종교의식」조사 보고에서도 84년이후 89년까지 최근 5년동안 가톨릭신자의 증가율이 타종교에 비해 2배이상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가톨릭신문 8월 26일자 참조). 또 동 조사보고서는 같은 기간 신앙을 포기한 사람, 즉 냉담자비율로 개신교와 불교가 증가했거나 같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반면 가톨릭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분석, 한국 가톨릭교회 신자집단이 안정화를 이뤄나감으로써 냉담자 회두율이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같은 고무적인 통계자료는 일면 한국교회의 앞날을 밝게 해주는 기대감을 한층 부추켜 주고 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초기신앙인이 교회의 참된 진리를 몸소 후대에 길이 물려줄 수 있는 보다 효율적ㆍ체계적인 사목적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된다는 의무감을 더해주기도 한다.

많은 수의 사람들은 가톨릭교회의 신자집단이 특히 대부모관계를 통한「가족적 분위기」에 큰 매력이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신영세자의 관리측면에서 이 문제를 앞서 살펴본바와 같이 대부모와 대자녀간의 신친관계가 다소 형식적인면에 치우쳐, 이에 대한 각종 사목적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으며, 이 문제는 특히 유아세례의 경우 더욱 심각한 실정이다.

더욱이 우리나라와 같이 인구이동이 잦은 공업도시 등에서 대부모와 대자녀의 관계가 끊어져버리기가 매우 쉽다.

사목자와 신자들은『가톨릭교회의「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 신친(神親) 관계가 급기야는 교회내「이산가족」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오명을 지니게 된 것은 교회의 양적팽창식의 선교정책에 크게 기인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하고, 『예비기간 중에 대부모를 선정, 신친관계의 끈을 두텁게 묶어 대부모를 잃어버리는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는데 많이 공감하고 있다.

이를 위해「대부모ㆍ대자녀 편지쓰기 운동」「대부모ㆍ대자녀 찾기운동」「대부모ㆍ대자녀 만남의 날」등을 거교구 본당차원에서 연중 실시, 활성화시켜 나가는 방안이 제안되고 있다. 또한 본당ㆍ교구일에 폭넓게 참여ㆍ활동하는 신자들만 앞세워 많은 수의 대자녀를 갖게하는 것보다, 교적ㆍ신상명세서 등을 널리 활용해 평소에「대부모 명단」을 마련, 성인ㆍ유아세례때 대부모를 구하지 못해 어려워하는 예비자들과 연결, 서로 신앙적 대화를 갖을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유아세례시의 대부모 문제와 관련, 신앙유산을 올바로 보존하고 후손들에게 이어주기 위해서는 신자가정의 자녀종교교육이 바람직스럽게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게 일고 있다.

한편 사목자들은 기초가 튼튼해야 건실한 건물을 건립할 수 있고, 또한 영구히 보존할 수 있듯이 신앙의 입문단계인 예비기간 중에 예비자교리와 생활실천 등을 통해 신앙인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 수 있는 교육방안이 연구ㆍ실시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곧 예비기간에서부터 신앙인으로서 가치있는 삶을 살수 있는 방향을 정립, 이에 대한 올바른 가치를 실생활에서 체득할 수 있도록 예비자 교육내용을 수정ㆍ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사목자들은 현재 예비자교육내용이 다소 신학적으로 치우쳐 추상적인 인상이 짙은 것 같다고 지적, 오늘날 가치관 부재를 극복할 수 있는 실천적 문제, 예컨대 생명의 존엄성을 거스리는 낙태ㆍ피임ㆍ각종 환경오염문제 등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주지시키고, 이와 관련 조그마한 일이라도 생활 속에서 실천해 갈 수 있도록 지도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사목자들은 스스로 감당하기 어려운 희생ㆍ봉사보다 다소 생활에 불편이 따르더라도 이를 극복, 처음부터 실천적인 신앙생활을 체득하게 되면 순간순간 다가오는 냉담의 위험을 쉽게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와 함께 초기 신앙인들이 가톨릭 신앙의 핵심을 제대로 깨닫도록 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

박도식 신부(효성여대 교수)는『많은 수의 입교자들이 가톨릭 신앙관이 현세구복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세구원, 즉 영생(永生)을 얻는데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다』면서『이에 따라 성당에 다녀봐도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갖가지 부담금과 제한 등으로 신앙이 귀찮게 느껴져 냉담의 길로 쉽게 빠져 버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도식 신부는『이같이 초기 신앙인들이 처음부터 신앙관을 올바르게 정립하여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일상생활에서 오는 다소의 갈등과 괴리감등을 쉽게 극복, 보다 알찬 신앙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교3세기를 살고 있는 한국교회, 현재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이미지는 매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향후의 선교전망을 밝게 해 주고 있다.

이 같은 밝은 전망이 퇴색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선교정책의 수립과 함께 이제 갓 태어난 새로운 하느님 백성을 모두가 참으로 가톨릭신앙이 이 세상 무엇보다도 바꿀 수 없는「고귀한 보물」임을 체득하고, 그들이 지닌 신앙적 열성이 각자의 삶속에서 바람직하게 실천될 때 2백60만의 공동체는 그 내실을 더욱 튼튼히 다져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박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