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성서해설] <179> 집회서 <끝>

이정순<修女ㆍ영원한도움의성모수녀회>
입력일 2019-07-08 수정일 2019-07-08 발행일 1988-01-24 제 1589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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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에 중용지킬 것 당부

서정시 형태로 지혜를 가르쳐
“건강은 재물보다 앞서는 것”
③지혜와 율법 (24, 1~32, 13)

시라는 가장 고상하고 멋치며 세번째 부분을 시작한다. 탁월한 교훈과 시적 아름다움 (24장)은 자체로써 다른 구절들을 압도한다. 여성으로 인격화한 지혜는 모든 사물이 창조되기 이전에 지극히 높으신 분의 입에서 나와 창조된 모든 것안에서 중계역을 한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지혜는 이스라엘 민족안에 특별한 방법으로 상존한다. 즉 토라, 율법안에 지혜가 담겨져 있다는 것이다. 토라는 지혜의 기반일뿐 아니라 그안에는 지혜가 농익어 넘쳐흐르는 셈이므로 나누어지지 않을 수 없다. 지혜와 율법은 이점에서 동일시된다.

25장부터는 숫자를 이용하는 격언을 통하여 가정과 사회생활을 위한 실천적 권고로 들어간다. 시라는 그의 시대에 당연시되었던 남성위주의 시각에서 행실이 바르지 못한 여인과 부덕을 갖춘 여인을 대조한다. 차용과 보증, 적선에 대해 갖가지 예를 들며 중용을 지킬 것을 당부한다. 건강과 기쁨을 재물보다 훨씬 좋은 것임을 상기시키고 에집트의 지혜서 (프라호텝)에 바탕을 둔 연회석을 예모를 설명하며 이 부분을 마무리한다.

④덕있는 삶 (32, 14~42, 14)

이미 다룬 주제들의 반복이기도 한 이 부분에서 시라는 율법에 관용과 자비가 있음을 시사한다. 제자들이 인식해주기를 바라는 암시를 던지기도 하는 그는 주체성 없이 타인에 의지하려는 어리석음을 경고하고 종에 대한 올바른 처사를 소홀히 말것도 잊지 않는다. 허황된 꿈의 어리석음을 논하고 여행에서 얻는 풍부한 경험적 지혜를 든다. 참된 내적 준비를 갖춘 희생제물이 하느님 대전에 가난함과 보상에 관하여 전통적 가르침을 고수한다.

병들었을 때와 상을 당한 경우 취해야할 태도를 언급한다. 의사의 능력을 하느님과 연결시킴으로써 의사를찾는 것을 믿음의 부족으로 여기던 풍조 (2역대16, 120)를 시정하고자 한다.

시라는 세상의 모든 직업중에 율법을 연구하는 학자직을 최고로 여긴다.

⑤현현된 신적 지혜 (42, 15~50, 24)

마지막 부분은 돌연히 그러나 장엄하게 우주안에 내재한 하느님의 권능과 영광을 찬미하는 말로 시작된다. 그리하여 시라는 하느님이 이스라엘 안에 독특하게 현존하고 계심을 수려한 문체로 말했던 24장의 테마중 하나를 독자들이 들을 준비를 시킨다. 초기의 선조로 에녹과 노아를 들고 자기 시대의 사제였던 시몬 2세까지 언급하며 시편의 저자처럼 자연과 역사 안에 하느님의 업적을 혼합한다 (시편135~136). 다니엘이 빠진것에 대하여는 그때까지 다니엘서가 존재하지 않은 때문일 것이다.

○…제1부에서 실천적 도덕적 충고를 아기지 않았던 시라가 이 부분에서 잠언적 형식을 버리고 학가다 미드라쉬 형태로 선조들에 대한 재평가, 재해석을 내리고 서정시의 형태로 지혜를 가르치는 점이 새롭다. 학자에 따라서는 이 부분을 집회서의 핵심으로 보기도 하며 하느님의 영광을 찬미하는 마무리라고도 한다. 아무튼 시라는 그의 제자들이 자연과 역사안에서 하느님의 업적을 보는 안목을 가지고 강력하게 도전해오던 헬레니즘에 대항할 차비를 갖출것을 간절히 바랐던 점은 명백하다.

3. 가르침

집회서의 중심사상은 한마디로「지혜」자체이다.「야훼를 두려워함이 참된 지혜의 시작」이라는 견고한 전통위에시라는 상황에 따라 매우 유동적인, 사람이 습득하기를 갈망해야하는 인간적 특성으로써 지혜를 두드러지게 가르친다.

하느님께 의존하는 인간의 지식, 특히 하느님의 뜻을 경외하고 순종해야할 인간의 의무를 말하던「주님을 두려워함」의 의미를 넓게 확장시켰다. 이제 주님을 두려워함이란 영예요 환희의 극치이며 지혜의 기초이며 완성이다. (1, 11~28). 그것은 주님께 대한 희망이요 주님을 사랑하는 것이다. (2, 6~18)

특히 시라는 옛지혜교사들과는 달리 지혜를 토라와 전면적으로 동일시한다.

「하느님을 두려워함」이 무슨 뜻인지 문서화된 토라로부터 알아들어야하는 세대에게 그는 지혜에 관한 가르침의 복잡성에 관계되는 한도 내에서 토라를 적절하게 재해석하는 점이 독특하다.

끝으로 시라는 구약성서에서 하느님을「아버지」라 부른 유일한 인물 (23, 1. 4 : 51, 10)이며 이웃의 잘못을 용서하라는 이론을 편 (28, 1~7) 점에서 예수그리스도의 가르침과 신약의 사상에 가장 가깝게 접근 인물이다. 부단한 추구와 간구로 삶의 의미를 달관한 시라는 명령이 아니라 인간적 담화, 대화로써 인간의 마음을 하느님과 이웃에게로 향하게 만든 신앙인의 스승이요 우리의 길잡이인 것이다.

이정순<修女ㆍ영원한도움의성모수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