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대전 전민동본당, 결혼 50주년 이상 부부 16쌍 ‘어르신 혼인갱신식’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19-07-02 수정일 2019-07-03 발행일 2019-07-07 제 3152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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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이 맺어주신 반백년 부부의 삶 축복
혼인성사 의미·중요성 되새겨

6월 30일 대전 전민동성당에서 열린 어르신 혼인갱신식 중 부부들이 반지를 교환하고 있다.

“여러분은 혼인성사 때 서약한 사랑과 신의를 새롭게 다짐하겠습니까?” 주례 사제의 물음에 깔끔한 양복과 고운 한복 차림의 은빛 머리 어르신들이 두 손을 맞잡은 채 화답했다. “네, 새롭게 다짐하겠습니다.”

6월 30일 오전 10시30분 대전 전민동본당(주임 박진용 신부) 교중미사에서는 특별한 혼인갱신식이 거행됐다. 결혼 50주년 이상 16쌍 부부가 혼인의 계약을 새롭게 한 것이다.

본당의 날을 기념해 노인분과(분과장 유희경)가 주관한 혼인갱신식에는 50주년(금혼) 이상 부부 11쌍, 60주년(회혼) 이상 부부 3쌍, 70주년(금강혼) 이상 부부 2쌍이 하느님 앞에서 다시금 신의와 사랑의 결심을 밝혔다.

이런 혼인갱신식은 사회적으로 이혼율 증가, 출산율 저하 등 혼인에 대한 전통적 가치관이 급격히 무너지고 있는 상황 안에서 50년 이상 혼인 생활을 이어온 부부들을 통해 혼인성사의 의미와 중요성을 되새겨보는 자리로 기획됐다.

어르신들은 혼인서약을 갱신하고 반지를 교환한 후 본당에서 마련한 ‘혼인갱신서약서’와 ‘축복장’을 전달받았다. 회혼축복장을 받은 정창조(도미니코·89)·변정애(바올리나·89)씨 부부는 “60년 전으로 돌아간 기쁨을 느낀다”며 “오랜 혼인의 삶을 축하해주고 기억해 준 본당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예식 후 성가대는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를 축가로 불렀다. 일부 신자들은 노래를 따라 부르며 본당의 가장 큰 어르신들이라 할 수 있는 이들의 값진 혼인의 삶을 축하했다.

이날 성당 로비에는 어르신들의 리마인드 웨딩 사진이 진열돼 결혼식 분위기를 돋웠다. 미사 후에는 본당의 날 기념 의미와 더불어 어르신들의 혼인갱신식을 축하하는 국수 잔치가 열렸다.

박진용 신부는 “어르신들이 하느님이 주신 결혼 성소를 기쁘게 봉헌하시기 바란다”며 “아울러 모든 신자가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는 한편 오래도록 부부가 함께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큰 은총인지 되새기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본당은 앞으로도 매년 어르신 혼인갱신식을 거행할 계획이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