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성경과 비보잉 / 민경화 기자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19-07-02 수정일 2019-07-03 발행일 2019-07-07 제 3152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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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3일 열린 수원교구 어린이성경잔치에는 제2대리구 주일학교 어린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체험과 만들기 부스는 물론이고 성경골든벨에 참여한 아이들은 세상 속에서 하느님 말씀을 체험했다.

무거운 장비를 온몸에 착용하고, 앞이 잘 안 보이는 안경을 쓴 채 2층을 오르내리며 노인체험을 한 어린이들은 “너무 힘들다”고 볼멘소리를 내뱉기도 했지만 힘들게 계단을 오르는 할머니를 만나면 선뜻 할머니를 돕겠다고 나설 것이다. 안대를 쓴 채 잠깐의 시간을 보내며 시각장애를 체험한 아이들도 힘들게 길을 찾는 시각장애인을 보면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어려운 이웃의 상황을 체험하며 아이들은 ‘어려운 이웃을 도우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자연스럽게 가슴에 새기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성경구절의 빈칸을 채우는 게임을 통해 아이들은 ‘재미있게’ 성경과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날 축하공연은 비보잉의 무대로 꾸며졌다. 성경과 비보잉. 상반되는 두 주제가 생경하다고 느낀 찰나, 관객들의 표정이 보였다. 머리 위로 손을 올리고 박자를 맞추는가 하면 자리에서 일어나 어깨춤을 들썩이기도 한다.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며 즐거워하는 표정. 오전 내내 성경잔치에서 본 아이들의 표정과 같았다. 넘어가지 않는 책장을 넘기며 어렵게만 느껴졌던 성경이 오늘은 비보잉 공연만큼이나 즐거웠던 것이다.

어렵고 무거울 것 같은 주제라도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교회의 미래를 걱정하는 지금, 의외로 쉽게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민경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