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이 말이 궁금해요] 교황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9-06-25 수정일 2019-06-25 발행일 2019-06-30 제 3151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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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단 으뜸 베드로의 권위 계승한 후계자
현세 교회 최고 사목자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敎皇, Pope, Papa)[교ː황]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로서 로마교구의 교구장 주교이자 세계 주교단의 단장. 같은 말 교종(敎宗).

예수는 12사도를 세워 구체적인 교회 공동체를 구성했다. 그리고 베드로(반석) 위에 교회를 세우겠다고 약속(마태 16,15-29)하고 베드로에게 양들을 맡기며(요한 21,15-17) 사도단의 으뜸으로 세웠다. 이 베드로가 로마에 교회를 세우고, 로마에서 순교했기에 이후 로마의 주교는 베드로의 후계자로서 베드로의 권위와 책임을 계승해 왔다. 이것이 오늘날 교황으로 이어졌다.

물론 각 교구장 주교들은 교황의 대리자가 아니라 자신의 교구 안에서 고유하고 직접적이며 통상적인 사목자다. 그러나 교황은 신앙이나 도덕에 관해서는 그르침이 없이 결정을 할 수 있는 최종 권한과 보편교회에 대한 통치권을 지니고 있다.

라틴어로 ‘교황’은 ‘아버지’라는 말에서 유래했다. 이 말은 본래 지역교회의 최고 장상을 부르던 말인데, 8세기 이후부터 로마의 주교에게만 사용되다 그레고리오 7세 교황(1073~1085)때부터 교황을 부르는 고유한 말로 정착했다.

교황은 교황(Papa)이라는 말 이외에도 로마교구의 교구장 주교, 로마관구의 관구장 대주교, ‘사도들의 으뜸’ 후계자, 그리스도의 대리자, 전체교회의 최고 주교, 보편교회의 최고 사제장, 이탈리아 교회의 수석 주교, 바티칸시국의 국가원수, 세계 주교단의 단장 등의 공적인 이름으로 불린다. 이런 다양한 이름은 교황이 현세 교회의 통괄적 최고 사목자라는 것을 드러낸다. 그래서 교회에서 가장 높은 이를 표현하는 ‘교황’(敎皇)이라는 번역도 어울리는 듯 보인다.

그러나 교황을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은 교황이 세상의 ‘황제’와는 다른 직분임을 알려준다. 바로 ‘하느님의 종들의 종’(servus servorum Dei)이다. 성 그레고리오 1세 교황(590~604)이 처음 사용해 오늘날에도 교황이 공문서에 사용하는 이 이름은 예수의 가르침을 되새기게 해준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23,11)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