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생활성가의 기쁨] 김종옥 수녀 (상)

신동헌 기자
입력일 2019-06-25 수정일 2019-06-26 발행일 2019-06-30 제 3151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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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가톨릭 교리 신학원 출신 선교사로 구성된 ‘임의 노래 연구회’는 1990년 발족해 지금까지 14장의 음반을 발표했다. 음반에 수록된 곡 대부분은 ‘임의 노래 연구회’ 대표 김종옥 수녀(가타리나·마리아의 딸 수도회)가 작곡했다. 성가에 담긴 기쁨과 은총에 대해 듣기 위해 강화도 마리아니스트 영성센터에서 김 수녀를 만났다.

■하느님은 누구이실까

“하느님은 누구이실까/창조주이신 우리 하느님”

김종옥 수녀가 만든 성가는 단순하고 반복적이다. 한번 들으면 귓가에 선율이 계속 맴돌고 두세 번 들으면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된다. ‘하느님은 누구이실까?’는 어린아이와 어른의 문답형식으로 이뤄진 성가다.

“제가 어릴 때 받은 교리수업은 너무 재미가 없었어요. 교리교사가 되겠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누군가 재미있게 신앙교육을 할 수 있는 성가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하게 됐네요.”

김 수녀는 신앙촌에서 유년시절을 보내면서 신앙은 지식이 아닌 삶을 통해 전달된다는 것을 체험했다. 아침마다 온 마을 사람들이 모여 함께 기도하고, 화전을 일구다가도 종소리에 맞춰 삼종기도를 바치는 그런 마을에서 자랐기에 자연스럽게 신앙에 맛들일 수 있었다.

“아침마다 아버지께서 포콜라레 복음성가그룹인 젠베르데의 성가를 크게 틀어 놓으셨어요. 그래서 매일 아침 성가를 들으면서 잠에서 깨어났죠. 음악을 통해 신앙교육이 이뤄졌다고 생각해요. 신앙이 있기에 저는 언제나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그리고 음악을 통해 그 신앙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랑되어 내게 오신 분

“내 맘 깊은 곳에서 나를 인도하시네”

‘사랑되어 내게 오신 분’은 한 수도사제의 글에 김 수녀가 곡을 붙인 것이다. 사제의 글을 읽으며 김 수녀는 수련기에 힘들어했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제가 수련자일 때 ‘과연 이 길이 맞을까?’하고 고민했던 적이 있어요. 그런데 그런 고민은 하느님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죠. 그때의 심정과 비슷한 글을 보면서, 성가를 통해 예수님은 우리에게 사랑이 되어 주신다는 것을 널리 전하고 싶었습니다.”

김 수녀는 신앙을 복잡하게 생각해선 안 된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하느님 옷자락만 붙잡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면 됩니다. 우리가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힘든 이유는 그 문제를 내가 해결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이에요. 안 되는 일을 되게 하려니 힘들 수밖에요. 그저 가만히 예수님의 이름을 부르기만 하면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십니다. 우리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그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신동헌 기자 david0501@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