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지중해의 상황에서 본「진리의 기쁨」 이후의 신학’ 주제 학술대회

입력일 2019-06-25 수정일 2019-06-25 발행일 2019-06-30 제 3151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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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신학은 강요 아닌 진실한 대화로 시작”
타인 의견 배척하는 ‘바벨 증후군’ 경계 당부

프란치스코 교황이 6월 21일 나폴리 소재 교황청립 남부이탈리아신학대학에 도착해 학술대회에 참석한 신학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CNS

【바티칸 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학은 교리를 공격적으로 방어해 자신의 신념을 타인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서 발전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6월 21일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열린 신학 학술대회에 참가했다. 교황은 샤를 드 푸코와 알제리 티비리네에서 순교한 트라피스트회 수사들처럼 “복음에 대한 충실도는 삶의 양식이 되어야 한다”면서, “우리는 타인을 정복하거나, 개종시킬 의도를 갖지 말고, 타인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채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고 말했다.

6월 20~21일 ‘지중해의 상황에서 본 「진리의 기쁨」 이후의 신학’을 주제로 열린 학술대회는 나폴리 소재 교황청립 남부이탈리아신학대학의 예수회원들이 주최했다. 교황은 이 학술대회에서 폐회연설을 했다. 교황은 폐회연설에서 마르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와 이탈리아 철학가 란차 델 바스토를 비폭력 가르침의 모델로 예를 들며, “신학적 토론에서 ‘바벨 증후군’에 빠질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바벨 증후군은 구약성경의 바벨탑에 나온 개념으로, 교황은 “바벨 증후군은 다른 이들이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해 생기는 혼란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않고 다른 이들의 생각과 이들이 할 말을 알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라면서 “이는 쉽게 전염된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신학교육에 관한 자신의 교황령 「진리의 기쁨」에서 교황청교계 대학과 학부의 철학과 신학, 교회법 교육 지침을 개정했다. 또 교황은 「진리의 기쁨」에서 “예수를 만나고 예수의 복음 전하며 느끼는 기쁨을 널리 알리기 위한 교회의 새로운 사명을 위해 모든 단계에 걸쳐 사려 깊고 예언자적인 결단으로 교회의 학문을 쇄신할 것”을 주문했다.

교황은 이날 연설에서 대화를 통해 더욱 ‘환대하는 신학’을 키울 것을 강조했다. 특히 같은 뿌리를 갖고 있는 유다교와 이슬람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이해해, 다양성을 인정하고 상호존중하며 형제로서 평화롭게 공존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특히 교황은 신학자들에게 “전쟁과 폭력, 노예제, 강제 이주와 같은 사회악에 관심을 기울이는 동정심을 가지는 동시에 기도하는 사람이 될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신학자들에게 공동체 의식과 동정심, 기도가 없다면, “신학은 영혼을 잃을 뿐만 아니라 지식도, 그리스도인의 방식으로 현실을 해석하는 능력도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교황은 신학자들에게 “자비는 사목적 관점에서만 볼 것이 아니다”라면서 “자비는 복음이 전하는 메시지의 근간으로 신학 연구에서도 중심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황은 “신학은 세상을 구원하고 치유하는 야전 병원인 교회의 표현이여야 한다”면서 “자비 없이는 우리의 신학과 법, 사목활동은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