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평화를 바라지만, 정작 세상은 우리 바람처럼 평화롭지는 않은 듯하다. 그리고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요한 14,27)는 말씀을 기억하며 세상과 다른 평화를 지향한다. 하느님이 바라시는 평화는 어디에 있을까? 천주교·개신교 학자들이 ‘평화의 신학’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신학은 지금 이곳에 살아계신 하느님의 뜻을 찾고 실현하고자 끊임없이 탐구하는 학문이다. 한국문화신학회(회장 이찬수)는 이런 신학으로 평화를 찾아나가기 위한 노력으로 2018년 1월부터 매월 발표회를 열어 「평화의 신학: 한반도에서 신학으로 평화 만들기」를 발간했다.
이번 책에는 천주교·개신교 신학자와 종교학자, 평화 관련 학자 18명이 동참했다. 14개월 동안 발표와 토론을 이어가며 학자들이 교류하고, 그 결과로 글의 완성도를 높인 점이 인상적이다.
우리는 ‘평화’라는 한 단어로 표현하고 있지만, 사실 ‘평화’라는 말은 상당히 다양한 차원의 의미를 담고 있다. 개인의 심리적 편안함에서부터 우주적 조화까지 천차만별이다. 특히 한반도의 경우 남북화해를 비롯해 정치·사회적인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들어 ‘평화’라는 말을 풀어내기가 어려운 면도 있다. 책 저술에 참여한 학자들은 이런 다양한 ‘평화’의 최소한의 공통점을 “폭력을 줄이는 과정”으로 봤다. 책에는 여러 가지 모습으로 형성·전개되는 폭력을 지속적으로 줄여 궁극적으로는 폭력 없는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고자하는 노력들이 담겼다. 책에 참여한 18명의 학자들은 각자가 지닌 전문성을 바탕으로 평화를 풀어냈다. 성 바오로나 성 아우구스티노 등이 말하는 ‘심리적 평화’나 성경에 드러난 평화를 비롯해 평화에 관한 신학적 연구 ▲종교문화 ▲대중문화 등의 측면에서도 평화를 연구했다. 세월호, 촛불혁명 등 구체적인 시민운동의 현장에서 드러난 평화에 관해서도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