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애니메이션 ‘천로역정: 천국을 찾아서’

김현정 기자
입력일 2019-06-25 수정일 2019-06-25 발행일 2019-06-30 제 3151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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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건 천국도시행 여정
진정한 믿음의 삶 배운다

영화 ‘천로역정: 천국을 찾아서’ 한 장면.

영국의 설교자이자 작가인 존 버니언의 소설 「천로역정」(天路歷程, The Pilgrim’s Progress).

1678년 출판된 이 책은 그리스도교 문학의 대표작이자 고전이다.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은 책’, ‘성경 다음으로 영향력이 큰 책’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기도 하며, 우리나라에서도 조선 후기인 1895년 번역서가 발간됐다.

이처럼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소설 「천로역정」이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최근 개봉됐다.

영화 ‘천로역정: 천국을 찾아서’는 총 2부로 구성된 소설의 제1부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주된 내용은 소설과 동일하다.

‘천국 가는 길에 겪은 일들’이라는 뜻의 한자어 제목 그대로 주인공 크리스천이 온갖 고난을 겪으며 천국으로 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기쁨도 희망도 없는 멸망도시에서 근근이 살아가던 크리스천은 우연히 읽은 한 권의 책을 통해 천국도시가 존재하며 곧 멸망도시에 전쟁이 나 도시 전체가 불바다로 변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내의 반대를 무릅쓰고 크리스천은 홀로 무거운 짐을 짊어진 채 목숨을 건 천국도시행 여정을 시작한다. 여행길에서 크리스천은 ‘율법 언덕’, ‘세속의 숲’, ‘절망의 성’, ‘허영 시장’ 등 이름만 들어도 어떤 곳인지 가늠할 수 있는 장소들을 지나게 된다. 그곳에서 여러 인물들도 만나게 되는데 이 가운데에는 크리스천과 동행하게 되는 ‘믿음’, ‘소망’과 도움을 주는 전도자, 해석자 등을 비롯해 크리스천을 끊임없이 유혹하고 천국도시 가는 길을 방해하는 ‘세상잘난’, ‘아첨쟁이’ 등이 있다. 다양한 사건을 겪으면서 나약하고 쉽게 흔들렸던 크리스천은 점차 지혜와 용기, 분별력을 갖추게 된다.

소설에 비해 종교적인 색채는 다소 희석되었지만 신앙인으로서의 우리의 모습들을 되돌아보게 되고, 자녀들에게 믿음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를 마련해주기에도 적합한 영화다.

김현정 기자 sophiahj@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