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천주교 등 7대 종단 ‘생명살리기, 자살예방을 위한 종교인 선언’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19-06-25 수정일 2019-06-25 발행일 2019-06-30 제 3151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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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공화국 오명 씻는 데 종교인 앞장서자”
부족했던 예방 활동 반성
네트워크 구축 비롯해 생명 지키는 노력 다짐

‘생명살리기, 자살예방을 위한 종교인 선언’이 진행된 6월 18일 서울 정동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프란시스홀에서 (재)예수의꽃동네유지재단 상임이사 윤시몬 수녀(맨 왼쪽) 등 7대 종단 대표 선언자들이 “부족했던 자살 예방 활동, 참회한다”며 고개 숙이고 있다.

천주교 등 7대 종단 종교인들이 ‘생명살리기, 자살예방을 위한 종교인 선언’을 했다. 선언식은 6월 18일 오후 2시 서울 정동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프란시스홀에서 열린 생명존중 종교인대회 중 진행됐다. 이번 선언에서 종교인들은 그동안 자살 예방을 비롯한 생명존중 활동에 소홀해 왔다면서 앞으로 새 각오로 활동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선언에는 천주교 114명과 개신교 358명, 민족종교 6명, 불교 64명, 유교 57명, 원불교 34명, 천도교 50명 등 총 683명이 함께했다. 선언식은 한국종교연합(공동대표 김홍진 신부)과 생명존중시민회의(공동대표 신상현 수사)가 주최했다.

이날 종교인들은 소중한 생명 가치를 세우고 일깨우는 것은 종교인의 본분이자 사명인데도, 그 사명을 다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들은 “자살 공화국이라는 오명, 15년째 OECD 자살률 1위라는 부끄러운 기록을 우리와 상관없는 남의 일처럼 대해 왔고, 자살 문제를 개인의 선택으로 치부하는가 하면, 자살 유가족의 아픔을 보듬고 치유하는 데 게을렀다”고 인정했다. 이어 “이것은 우리 사회의 아픔, 우리 시대의 고통을 안아 따뜻한 공동체를 만드는 책임을 외면한 것이고, 이러한 책임 회피와 방관에 대해 머리 숙여 참회한다”고 밝혔다.

이에 자살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앞으로는 생명을 살리는 일에 종교인들이 먼저 나서고, 생명 운동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특별히 지역사회에서 생명을 살리는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약속했다. 더불어 평화와 상호존중, 상생의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헌신하고, 자살 유가족들의 아픔을 보듬겠다고 말했다. 또한 강론 등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생명존중 서약캠페인 등 생명 문화 시민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다짐했다.

선언에 동참한 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장 이성효 주교는 “자살 예방을 위한 선언을 하는 태도는 ‘타인에 대한 배려’, 특히 ‘타인의 생명에 대한 배려’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하고 소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주교는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비롯해 사회 안에 생명 경시 풍조가 퍼져 나가고 있다”면서 “한국이 생명을 지키는 안전한 나라가 될 때까지 천주교회도 열심히 기도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