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욕망과 파괴’ 주제 세미나 열어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19-06-25 수정일 2019-06-25 발행일 2019-06-30 제 3151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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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욕망과 기대를 감당 못할 때 자녀들은 무기력해져”

6월 21일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주최 ‘욕망과 파괴’ 주제 세미나에서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현수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소장 정재우 신부)는 6월 21일 오후 6시 서울 반포동 가톨릭대 성의회관 5층 소피아의 방에서 ‘욕망과 파괴’ 주제 세미나를 진행했다. 올해 ‘생명과 인간의 욕망’이라는 큰 주제 아래 월례세미나를 열고 있는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는 인간의 욕망이 지닌 파괴적 양상에 대해 성찰해 보고자 이번 세미나를 마련했다.

발제를 맡은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현수 교수는 “많은 관계 중에서도 부모·자녀 관계는 인간의 본성이 잘 드러나는 관계이고, 한국사회에서는 특히 부모가 어떠한 장애도 없이 자신의 욕망을 자녀에게 투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 ‘아이는 부모의 종교’가 되고, 그렇게 우상이 된 아이들은 부모를 위해 기적을 행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이에 대해 부모들은 자신이 자녀에게 양분을 준다고 생각하지만, 그 양분에 때로는 독이 들어있다고도 지적했다.

무엇보다 김 교수는 이러한 부모의 욕망이 한국을 ‘모자 일체화 사회’로 만들고 있다면서 이는 ‘아이의 욕망은 없고 부모의 욕망만 아이에게 투영되는 사회’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그러한 사회에서 아이들은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거나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면 무기력해지고, 최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대박자’(대가리 박고 자살하자)라는 노래나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이라는 외침이 이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특히 김 교수는 “한국사회가 자신과 타인을 분리할 수 있는 사회, 타인의 고유성을 인정하는 사회, 자신의 욕망이 아닌 타인의 욕망을 욕망하는 사회, 타인의 행복을 빌어주는 사회로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