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자살예방을 위한 종교인 선언’ 환영한다

입력일 2019-06-25 수정일 2019-06-25 발행일 2019-06-30 제 3151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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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를 비롯한 7대 종단 대표들이 생명 살리기에 소홀했다면서 참회록을 썼다. 지난 6월 18일 한국종교연합, 생명존중시민회의가 공동 개최한 ‘생명 살리기, 자살예방을 위한 종교인 선언’을 통해 종교인들은 자살예방 등에 그동안 방관해온 것을 반성하며, 새 각오를 다짐했다.

우리나라는 이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5년째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지난 6월 11일 보건복지부와 중앙자살예방센터가 발표한 「2019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 자살자 수는 1만2463명으로 나타났다. 2016년 1만3092명과 비교할 때 629명이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종교연합은 우리나라 자살률이 심각한 이유에 대해 지나친 경쟁과 빈부격차 심화 등을 지적했다. 한국사회 구성원들이 경쟁과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불안과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로 인한 정신적 고통으로 극단의 선택을 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번 ‘종교인 선언’은 사회적·정신적 고통을 막고 달래줄 이들이 바로 종교인이어야 한다는 뼈아픈 반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종교인들의 이 같은 다짐에 박수를 보내며, 생명존중 활동에 낙태 반대도 추가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해본다. 지난 2월 1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낙태율은 15.8%(2010년 기준)다.

OECD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보다 낙태율이 높은 나라는 스웨덴(18%)과 에스토니아(17%)뿐이다. 이번 종교인들의 반성이 자살 문제에 국한되지 말고 보다 폭넓게 확장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