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생활성가의 기쁨] 전석주

신동헌 기자
입력일 2019-06-11 수정일 2019-06-12 발행일 2019-06-16 제 3149호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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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순간 주님 사랑 기억하세요”

■ 성체를 영하며

“죄 많은 나의 몸에 주님을 모시는 것이 마땅치 않사오나 그저 한 말씀만 하소서”

부산교구 생활성가팀 ‘소울 브릿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석주(요셉)씨는 음악을 배우기는커녕 악보를 잘 읽을 수도 없었다. 그런 그는 찬양사도로 활동하면서 성가를 만들 수 있는 힘은 오직 하느님에게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어느 날 딸과 함께 미사에 참례할 때였어요. 성체를 영하러 나가면서 아직 어린 딸을 조용히 시키고 저도 마음의 준비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성체를 받아 모실 때의 마음을 늘 간직하고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십자가의 희생을 통해 저를 구원하신 그 사랑을 잊고 지내다가 영성체 때만 기억한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었죠.”

성체 안에 계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느끼고 그 사랑에 적극적으로 응답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회개가 일어난 순간이었다. 그리고 주변의 신자들은 어떤 마음으로 이 미사에 참례하고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주변을 둘러보며 ‘저분들은 언제부터 미사에 집중하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제넘은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제가 느낀 점을 찬양으로 나누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성가로 만들었어요. 성가를 만드는 것은 제 만족이 아니라 찬양사도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성가를 듣는 분들이 성체를 영하기 전에, 그리고 평소에도 예수님의 사랑을 기억한다면 얼마나 감사할까 생각하게 됩니다.”

■ 안도

“주님 말씀 전하는 찬양의 사도 되게 하소서”

제14회 cpbc 창작생활성가제에 참가하면서 준비피정에 참가한 전씨는 전국에서 모인 찬양사도들을 보며 기도문을 작성했다. 그리고 그 기도문에 선율을 붙였다. 단 15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정말 신앙적으로 순수한 때였던 것 같아요. 그냥 하고 싶은 말을 쓰고 선율이 떠올라 후다닥 만든 성가가 ‘안도’입니다. 그 자리에 함께한 찬양사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었고, 그렇게 해 주시기를 청하는 마음에서 만든 성가입니다.”

직장과 가정에 충실하면서 찬양사도로 살아가기는 쉽지 않다. 자신의 돈과 시간을 봉헌하며 할 수 있는 봉사다. 하지만 전씨는 찬양사도로 활동하는 것이 ‘희생’이 아니라 ‘기쁨’이라고 말한다.

“제가 하느님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소명이고 사명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는데 활동하면서 느낀 점은 하느님께서 찬양사도로 활동하게 허락해 주셨다는 것입니다. 찬양사도로 살아가기는 쉽지 않고 지방에서 활동하는 것은 더 어렵지만 그래도 하느님께서 허락해 주신 소명이니 기쁘고 행복하게 이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신동헌 기자 david0501@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