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교회법과 신앙생활] (5) 예비신자

박희중 신부(가톨릭대 교회법대학원 교수)
입력일 2019-05-28 수정일 2019-05-28 발행일 2019-06-02 제 3147호 18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이미 교회와 결합돼 신·망·애 살아가
자유 의지로 입교 원해서 입교성사 제1단계 예식 받아 교회에 정식 등록된 사람
신자 고유 의무·권리 없지만 생활의 증거로 복음 전해야 사망하면 교회 장례 가능

“예비신자도 가톨릭 신자라고 할 수 있나요?”

먼저 가톨릭 신자의 조건을 알아야 합니다.

첫째로 가톨릭교회에서 세례 받은 사람이어야 합니다. 세례성사로 그리스도의 교회에 합체되어 친교를 이루고, 교회로부터 합법적으로 내려진 제재로 장애를 받지 않아 그리스도인들의 고유한 의무과 권리를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둘째로 가톨릭교회의 보이는 조직 안에 있어야 합니다. 하나이고 유일한 가톨릭교회는 개별 교회들 안에 존립하는데, 개별 교회는 주로 교구들과 교구들에 준하는 조직들입니다. 그러므로 가톨릭 신자라면 교구나 혹은 교구에 준하는 조직들 안에 소속되어 있어야 합니다.

셋째로 신앙 선서와 성사들 및 교회 통치의 유대로 그리스도와 결합되어 있는 영세자들입니다. 가톨릭 신자는 사도신경이 선언하는 기본 교리(천주존재, 삼위일체, 강생구속, 상선벌악)를 믿어야 하고 가톨릭교회와의 친교 안에 온전히 있는 신자들은 세례, 견진, 성체, 고해, 병자, 성품, 혼인의 7성사의 유대로 결속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교황과 교구장 주교가 이끄는 교회에 소속되어 신앙생활을 실천하는 이들을 가톨릭 신자라고 합니다. 이상의 세 가지 조건을 갖추었을 때, 가톨릭 신자라고 합니다.

서울 압구정1동본당 입교식날, 한 신자가 예비신자에게 환영의 꽃을 꽂아주고 있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이러한 가톨릭 신자가 되기 위해서 성령으로 인도되어 교회에 합체되기를 명백한 자유 의지로 희망하고, 신덕과 망덕과 애덕의 삶을 살아가기를 희망하며, 가톨릭교회와 결합되기를 갈망하는 이들을 예비자라고 합니다.

그런데 예비자의 단계에서 예비신자가 되기 위해서는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을 받아들일 의사를 외적으로 표시하고, 일정한 교리교육의 기간을 마치면, 전례 의식을 통해서 예비신자로 받아들여지게 됩니다. 이때에 그들의 이름이 예비신자 명부에 정식으로 등록됩니다.

그러므로 예비신자들은 그리스도인다운 생활을 교육받아야하고 초보적인 실습을 통해서 구원의 신비에 합당하게 인도되고 신앙과 전례와 하느님 백성의 애덕 및 사도직의 삶으로 인도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가톨릭교회는 예비신자들을 새로운 교회의 구성원으로 환영하고 받아들입니다. 그러므로 예비신자들도 복음적 삶을 살아가도록 초대를 하고, 점차적으로 교회의 전례 생활에로 인도합니다. 따라서 예비신자들도 가톨릭 신자의 고유한 특은 중의 일부를 적용받아, 예비신자에게 수여될 수 있는 교회의 축복 즉 준성사를 받고(교회법 제1170조 참조), 예비신자 기간 중에 사망하게 되면 교회의 장례식도 허가됩니다.(교회법 제1183조 1항 참조)

예비신자는 아직 세례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세례 받은 가톨릭 신자와는 구별되는 가톨릭교회의 구성원이 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예비신자는 예비자와 구별되는 용어로 단계별 입교예식에서 입교 성사의 제1단계 예식을 받아 교회에 정식으로 등록된 사람입니다.(교회법 제788조 참조)

예비신자는 아직 세례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가톨릭교회에 완전하게 합체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예비신자들은 신자로서의 고유한 의무와 권리를 온전히 가지지는 못합니다(교회법 제96조 참조). 그리고 예비신자들은 교회가 제정한 법률에 아직 적용받지는 않습니다.(교회법 제11조 참조)

가톨릭교회를 통해서 그리스도 신앙을 받아들인 사람은 전례 예식으로써 예비신자로 받아들여집니다.

예비신자 기간은 단순하게 알아야할 교리와 준수해야할 계명을 교육받는 시기가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 생활에 대해서 가르침을 받고 준수해야하는 기간으로서 의무적으로 거쳐야 할 수련기입니다. 예비신자들을 그리스도교 구원의 신비에 적절히 참여하고 복음 생활을 실천하며, 하느님 백성의 신앙과 전례와 사랑의 생활로 들어서야 합니다.

예비신자들에 대한 도움은 교리교사들이나 사제나 수도자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신자 공동체 전체가 특별히 대부 대모가 돌보아야 하고, 구역-반 즉 소공동체에 소속감을 갖도록 관심과 배려를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예비신자들이 처음부터 자신들이 하느님 백성의 공동체에 속한다는 것을 느껴야 합니다.

예비신자 기간에 단지 교리교사와 예비신자들과의 관계에만 머무름으로서, 세례성사 후에도 다른 신자들과 관계를 맺지 못하게 되어서는 안 됩니다. 예비신자들도 사도직 활동을 통하여 교회 공동체의 구성원이 되어야하고, 생활의 증거와 신앙 고백으로 복음화와 교회 건설을 위하여 적극적으로 협력하도록 배워야 합니다.

예비신자는 세례성사를 받지 못하였으므로 신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미 가톨릭교회와 결합되어 있고, 이미 그리스도의 집에 속해 있고,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생활을 하고 있으므로 예비 단계의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리게 됩니다.

박희중 신부(가톨릭대 교회법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