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SNS, 올바른 친교의 장 돼야

입력일 2019-05-28 수정일 2019-05-28 발행일 2019-06-02 제 3147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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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SNS라고 줄여 부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의 발달은 그리스도인에게도 다양한 즐거움과 혜택을 주고 있다. 서울에서 9000여 ㎞ 떨어진 바티칸의 소식을 손바닥 위 스마트폰 통해 전달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 우리는 어느새 교황께서 성 베드로 광장에서 알현객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다양한 즐거움과 혜택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요즘 점심시간에 식당에 들어가 보면 한 탁자에 앉은 사람끼리 각자 자기 스마트폰에 심취해 더 이상 대화하지 않는 광경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겠다고 시작한 SNS에서는 생각이나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만 대화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은 사람 대 사람의 직접적 만남보다는 온라인이 만든 허구의 공간을 더 익숙하게 느끼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올해 홍보 주일 담화 주제는 “우리는 서로 지체입니다”(에페 4,25)이다. SNS가 진정한 친교의 도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한 몸을 이루는 지체임을 깨닫고, 고백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교황은 담화에서 통신망이 “서로의 눈을 바라볼 때”, “공동체가 네트워크를 통해 활동을 계획하고 성찬례를 함께 거행할 때”, “멀리 있는 이들의 미덕이나 아픔에 관한 이야기와 경험을 공유”할 때, “함께 기도하고 함께 선을 추구할 때” 친교의 자원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제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좋아요’가 아니라 ‘아멘’으로 일치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