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제1대리구 조수현씨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19-05-28 수정일 2019-05-28 발행일 2019-06-02 제 3147호 2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미사의 은총, 갈수록 커져요”
5년째 매일 새벽미사 참례하며 가정의 변화 이끌어
외할머니 선종 계기로 매일 미사 참례하기 시작
쌓이는 시간만큼 신앙 성숙

5년째 매일 새벽미사에 참례하고 있는 조수현씨는 “미사를 통해 하느님을 만나면서 제 삶도 크게 달라졌다”고 말한다.

두 아이를 키우며 직장생활을 했던 조수현(에스테르·41·제1대리구 정자동주교좌본당)씨는 매일 새벽 6시 미사를 드리고 출근했다. 올해로 5년차, 2000여 일간 매일 성당을 찾았다. 결혼과 함께 가톨릭 신자였던 남편을 따라 세례를 받았던 조씨는 신앙이나 하느님에 대해 모른 채 주일미사만 참례하는 신자였다고 회상한다. 첫 아이를 낳고 키우며 몇 년간 냉담한 시기도 있었다. 그러다 자신을 키워주셨던 외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신앙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6년 전 외할머니가 냉담 중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제가 신앙에 대해 너무 몰라서 외할머니의 냉담을 풀어드리지 못하고 보내드렸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안타까움과 함께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죄송한 마음이 교차했고 다시는 이런 아픔을 겪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할머니를 떠나보낸 뒤 조씨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견진성사였다. 그리고 매일 새벽, 피곤함을 이겨내고 성전에서 하느님과 만났다.

“직장을 다니다보니 새벽 밖에 시간이 나지 않아서, 새벽 미사를 다니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일주일에 두 세 번이 고작이었는데, 미사와 함께 하루를 시작하니 그렇게 상쾌할 수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매일 미사를 참례하게 됐죠.”

매일 신부님의 강론과 성경말씀을 듣다보니 하느님에 대해 알게 됐고, 자연스럽게 신앙이 단단해졌다. 하루에 한 시간, 미사참례한 게 전부지만 조씨의 삶은 크게 달라져 있었다.

“저는 현실적이고 일 중심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몸이 고되 가족들에게 화를 내는 일도 잦았죠. 하지만 미사를 드리며 하느님을 만나니 아이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선물로 느껴지고, 남편이 요셉 성인 같더군요. 하느님이 보내주신 가족들이니 귀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때부터 저희 가정이 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1년 전부터는 직장을 그만두고, 성당 봉사에 힘을 쏟았다. 소공동체 반장과 자모회 회장을 맡으며 직장을 다닐 때보다 바쁘게 지내지만 성당에 있는 시간은 조씨에게 은총을 받을 수 있는 거룩한 시간이 됐다.

“저는 제가 가진 신앙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미사를 드렸고, 그 시간이 쌓일수록 미사를 통해 받을 수 있는 은총이 크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평범한 신자로서 제가 느낀 귀한 순간들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습니다. 미사를 열심히 참례하는 것만으로도 하느님께 조금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