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인터넷 쇼핑도 중독인가요?

황미구 원장 (상담심리전문가·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
입력일 2019-05-07 수정일 2019-05-08 발행일 2019-05-12 제 3144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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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할 방법 고민하면서 고해성사할 것 추천

【질문】인터넷 쇼핑도 중독인가요?

이것도 중독의 일종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걱정됩니다. 스마트폰을 들기만 하면 인터넷 쇼핑몰들을 들여다보느라 일상생활이 힘들 지경입니다. 당장 필요한 물건이 아닌데도, 이런저런 쿠폰들을 보니 안 사면 손해일 거 같은 생각이 들어서 불필요한 것들을 자꾸 사게 됩니다. 이것도 중독인가요?

【답변】절제할 방법 고민하면서 고해성사할 것 추천

혹시라도 집안에 쌓여 있는 많은 물건들을 보고 놀라신 적이 있으십니까? 또는 몇 번 쓰지도 못한 물건을 버릴 때 ‘내가 왜 이것을 샀지?’라고 하신 적은 없으십니까?

심리학자 에이프릴 벤슨의 책 「스토핑 쇼핑」(Stopping shopping)에서 언급하기를, 우리가 쇼핑을 하는 이유는 마음의 안정을 얻기 위해서, 심리적인 불안 때문에, 현실적인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서, 자신의 화를 표출하기 위해서, 기분 전환을 위해서, 부자들과 동일시하기 위해서, 외모에 대한 집착 때문에, 스트레스나 상실감 때문에, 알코올이나 도박 중독보다 나쁘지 않다는 생각 때문에, 스스로 선택하고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 때문에, 그리고 사랑받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여러분도 이 중 한두 가지 이유로 쇼핑을 하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실제로 미국의 스콧 릭(Scott Rick)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쇼핑은 개인에게 통제력을 갖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심리치료에 긍정적으로 도움이 된답니다. 릭 교수 연구진은 참가자를 두 집단으로 나눈 뒤에 한 집단은 ‘선택하는 사람’(chooser)들로서 실제로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게 하고 다른 집단은 ‘둘러보는 사람’(browser)들로서의 역할을 부여했습니다. 그랬더니 선택하는 사람들이 둘러보는 사람들에 비해 약 세 배 차이로 슬픔을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러나 결국에는 건강한 소비생활이 아닌 심리적인 2차 이득물로 인한 쇼핑이 지속되는 한, 결국에는 쇼핑 중독으로 이어져서 일상생활에서 겪던 문제를 좀 더 심화시킬 뿐, 스트레스나 마음의 상처, 자존심을 직접적으로 회복시켜 주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충동적인 쇼핑을 스스로 조절해 볼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해 보자면, 우선 최근에 자신이 구매를 한 물건들을 바닥에 늘어놓아 보십시오. 같은 물건이 여러 개 있는지? 물건을 구매하고 한 번도 쓰지 않은 게 있는지? 물건을 샀는지조차 잊고 쓰지 않는 물건이 있지 않은지? 등을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미 구매한 물건들은 눈에 띄는 곳에 놓아두시고, 매일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또한 쇼핑을 자주 하는 시간을 알아보고, 그 시간에는 다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약속을 만들거나 과도한 소비가 되지 않도록 쇼핑을 누군가와 함께 하는 방법도 좋습니다. 주로 온라인을 통해 쇼핑을 하는 분들은 인터넷 쇼핑몰의 웹사이트에 대한 즐겨찾기를 취소하거나 홈쇼핑이 나오는 케이블 TV를 아예 끊어 버리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가톨릭 신자로서 세례성사를 받을 때 사제 앞에서 이미 “죄의 지배를 받지 않기 위하여 악의 유혹을 끊어 버린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럼에도 ‘죄악으로 유인하는 세속적인 경향과 자신의 과도한 육욕, 갖가지 형태로 우리를 유혹하는 마귀’로부터 영향을 받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다시 세례를 받았던 처음으로 돌아가기 위해 죄를 고해하시면 어떨까 합니다. 그리고 뭐든 간에 자주자주 닦아줘야 더 깨끗해지듯이, 습관적으로 지은 죄가 있다면 여러 번의 고해성사를 통해 용서를 구하시면 될 것입니다.

오 헨리의 단편 소설 「크리스마스 선물」에서 가난한 부부가 서로를 위해서 부인은 머리카락을 잘라 남편의 시곗줄을 샀고, 남편은 오래된 시계를 팔아 부인의 머리핀을 샀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쇼핑은 진정한 사랑이 존재할 때 그 가치가 있는가 봅니다. 주님이신 예수님께서 당신의 죽음과 부활로써 우리 모두에게 사랑이 가득한 선물로 주신 삶의 의미를 아무 생각 없이 사들인 물건들로만 채워지지 않기를 진정 바라봅니다.

※ 질문 보내실 곳

[우편] 04919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37길 11, 7층

[E-mail] sangdam@catimes.kr

황미구 원장 (상담심리전문가·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