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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 성월, 가볼 만한 순례지

이나영 lala@catimes.kr rn사진 박원희
입력일 2019-05-07 수정일 2019-06-18 발행일 2019-05-12 제 3144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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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지쳤다면… 따뜻이 품어줄 어머니 찾아가볼까요

맑은 하늘, 따뜻한 햇볕…,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5월을 교회는 ‘성모 성월’로 지낸다. 평소 부모님께 전하지 못했던 감사의 마음을 어버이날이 되면 떠올리는 것처럼, 5월 중 하루쯤은 신앙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를 공경하는 시간을 보내면 어떨까.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묵주기도를 봉헌하기 좋은 성모 순례지를 소개한다.

■ 인천교구 성모당 (전담 배희준 신부)

▲인천광역시 동구 박문로 1 인천교구청 내

▲미사: 월~토 오전 11시 / 고해성사: 미사 30분 전

▲성모 성월: 1~31일 월~금 성모성월 기도 오후 7시

인천교구 성모당은 성모에게 전구를 청할 수 있는 기도장소를 원하는 교구민들의 청원에 제2대 교구장 고(故) 최기산 주교가 응답하며 마련된 곳이다. 최 주교는 2015년 12월 ‘성모당 조성에 대한 사목서한’을 발표하고 2016년 5월 30일 갑작스레 선종하기 전까지 부지 선정과 설계 승인 등 성모당 조성을 추진했다. 최 주교의 선종 이후 교구는 그 뜻을 이어 파티마 성모 발현 100주년인 2017년 기공식을 갖고, 2018년 10월 13일 성모당 봉헌미사를 거행했다. 돔 형태로 제작된 성모당은 중앙의 최대 높이가 11.55m에 달하는 건축물로, 파티마 현지에서 제작한 높이 2.3m의 성모상이 안치돼 있다.

파티마의 성모는 발현 당시 ‘세계 평화’와 ‘죄인·냉담교우들의 회개’를 강조했는데, 성모당은 이 메시지를 새롭게 전파하는 장소로 의미를 가진다. 성모당은 나아가 가정성화, 남북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 공간이다.

■ 수원교구 남양성모성지 (전담 이상각 신부)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 남양성지로 112 / ※문의 031-356-5880

▲공동 묵주기도: 오전 10시 / 고해성사: 목 오전 10시~12시

▲미사: 화~일 오전 11시(월요일은 사전 확인 필요)

▲성모 성월: 5월 18일 오후 7시 ‘성모의 밤’

남양지역은 1866년 병인박해 시기 신자들이 처형 당한 순교지였다. 1983년부터 순교성지로 개발을 시작했고, 1991년 제2대 수원교구장 고(故) 김남수 주교가 한국교회 최초의 성모 순례지로 선포했다. 죽음을 앞두고도 묵주를 놓지 않고 기도했던 순교자들의 신심을 본받고, 성모를 공경하며 기도하는 장소로 지정한 것이다.

남양성모성지는 ‘로사리오의 동산’이라 불릴 만큼 묵주기도를 봉헌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화강암으로 만든 지름 0.7m 크기 묵주알들이 4.5m 간격으로 놓여 있어 순례자들은 자연 속을 걸으며 묵주기도 20단을 봉헌할 수 있다. 또한 남양성모성지만의, 한국적인 느낌을 듬뿍 담아낸 성모상도 눈길을 끈다. 세계적 건축가 마리아 보타가 설계한, 1200여 석 규모 대성당과 소성당 8개를 갖춘 ‘통일기원 남양성모마리아대성당’도 올해 완공을 앞두고 있다.

■ 대구대교구 성모당 (담당 한승훈 신부)

▲대구광역시 중구 남산로 4길 112 대구대교구청 내 / ※문의 053-250-3000

▲미사: 월~토 오전 11시 / 고해성사: 오전 10시

▲성모 성월: 1~31일 월~금 미사 오후 8시 묵주기도·고해성사 오후 7시30분

1911년 대구대목구(교구) 설정 후, 초대 교구장 드망즈 주교는 루르드의 성모를 교구 주보로 선포했다. 이후 성모께 ▲주교관 건축 ▲신학교 설립 ▲주교좌성당 증축을 목표로, 이를 이루도록 도와주시면 루르드 성모동굴과 닮은 동굴을 지어 봉헌하겠다는 서원을 드렸다. 불가능해보였던 3가지 목표는 1917년 이뤄졌고 드망즈 주교는 서원대로 성모당을 건립, 1918년 10월 13일 축성했다. 동굴 위쪽에는 ‘1911 EX VOTO IMMACULATAE CONCEPTIONI 1918’라는 문구를 새겼는데 이는 서원을 한 1911년과 그것을 이룬 1918년, 그리고 ‘원죄없이 잉태되신 성모님께 드린 서원에 의해’라는 뜻이다. 성모당은 루르드 성모동굴과 크기는 물론 바위의 세부 모양까지 살려 세워졌고, 동굴 주위 벽돌당은 레오 13세 교황이 바티칸 정원에 지은 루르드 성모기념동굴의 모습을 본떴다. 성모당은 10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신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순례지로 자리 잡고 있다.

■ 청주교구 매괴 성모 순례지 (감곡매괴본당 주임 이범현 신부)

▲충북 음성군 감곡면 성당길 10 / ※문의 043-881-2808

▲미사: 수~토 오전 11시 (매월 첫 토요일 미사 없음) / 주일 오전 10시30분(본당 교중미사)·오후 2시(100명 이상 혹은 예약시)

▲고해성사: 목 오후 1~2시, 미사 30분 전

▲기도와 찬미의 밤: 매월 첫 토요일 오후 6시30분~11시

감곡매괴성모순례지본당은 1896년 장호원본당으로 설립된, 오랜 역사를 지닌 곳이며 그 역사만큼 많은 신앙 이야기가 전해지는 장소다.

초대 본당 주임사제였던 임 가밀로 신부는 산골에 있던 본당을 산 아래 부지로 이전할 수 있게 도와달라며 끊임없이 기도했다고 한다. 이후 임 신부는 원하던 땅에 본당을 완공하게 됐고, 서원에 따라 본당을 성모께 봉헌했다.

1943년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들이 신사를 지으려 본당 주변 터를 닦았고 임 가밀로 신부는 공사를 멈추게 도와 주신다면 이곳 역시 성모께 봉헌하겠다며 기도했다. 이후 기상이변이 잇달아 공사는 차일피일 미뤄지다 해방이 됐고 신사가 세워질 뻔했던 부지는 1955년 성모광장으로 봉헌됐다. 또한 프랑스 루르드에서 제작, 제대 중앙에 안치돼 있던 매괴 성모상은 1950년 한국전쟁 중 공산당원들의 총격을 받았는데 성모상에 7군데 탄흔이 남았음에도 파괴되지 않고 지금까지 전해진다.

이러한 이유로 청주교구는 2006년 감곡성당을 매괴성모순례지로 공식 선포, 2018년에는 성모광장을 확장해 매괴성모동굴을 봉헌했다.

이나영 lala@catimes.kr rn사진 박원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