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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갤러리] 심순화 화백의 ‘성모님의 생애’ 연작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9-04-30 수정일 2019-04-30 발행일 2019-05-05 제 3143호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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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당신 고통과 영광의 삶을 묵상합니다

성모 마리아의 일생. “예!”라고 응답한 순명의 때, 그 이전 원죄 없이 잉태된 때부터 하늘에 올라 천상모후의 관을 쓸 때까지 전 일생은 은총의 순간들로 점철돼 있다. 5월 성모 성월을 맞아, 심순화(가타리나) 화백의 성화를 통해 하느님의 은총으로 시작되고 완성된 마리아 일생의 주요 순간으로 들어가 본다. 심 화백은 따스한 색감과 한국의 전통미 가득한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심 화백은 성모 마리아를 그리면서 성화 창작의 세계에 발을 내디뎠고 수십 년간 그의 주요 작품 주제 또한 성모 마리아로 이어져왔다.

‘성모님의 생애’ 연작은 가톨릭신문 지면을 통해 대중들에게 처음으로 공개된다. 심 화백은 마리아 수도회의 의뢰로 지난 3년여간 마리아의 일생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작품 18점을 창작하는데 몰입해왔다. ‘성모님의 생애’ 연작은 5월 8~13일 서울 명동 갤러리1898에서 여는 심 화백의 제13회 개인전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이번 호 지면에서는 총 18점 중 8점을 선별해 선보인다.

심순화 화백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성모 마리아 안에서 찾아냈다고 말한다. 연작 첫 작품에선 원죄 없이 잉태되는 은총으로 ‘구세주의 어머니’가 될 마리아의 순수한 모습을 그려냈다.

구세주를 낳으실 약속된 여인 마리아

“예”라는 마리아의 응답으로 예수 그리스도는 세상에 올 수 있었다. 생명이 탄생한 것이다. 천사 앞에 있는 마리아는 바로 생명의 십자가 위에 앉아 있다. 십자가의 초록빛은 생명을 상징한다.

성령으로 잉태하신 마리아

구세주의 탄생. 복되신 동정 마리아는 하느님의 구원계획에서 그 누구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다. 구약과 신약의 다리 역할 또한 하고 있다.

구세주 예수님을 낳으신 마리아

연작 중 유일하게 어두움 가득한 작품이다. 아기를 업고 나선 낯설고 험한 피난길. 두려운 마음도 감추기 어렵다. 하지만 그 길은 빛을 향해 나아가는 길이다.

요셉과 함께 아기예수를 데리고 피난가시는 마리아

단란한 가정의 한 때를 엿볼 수 있다. 목수인 아버지 요셉의 시중을 드는 어린 예수. 그는 이 정겨운 망치소리와 달리, 세상에서 마지막 순간엔 십자가에 자신을 박아 넣는 망치소리를 들어야 했다.

나자렛 성가정의 어머니 마리아

그분의 어머니는 일꾼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하고 말하였다.(요한 2,5)

첫 번째 기적이 일어난 카나에서의 마리아

“너의 가족은 누구냐”라는 물음에 대한 응답이다. 하느님의 집, 교회 안에 있는 이들이 바로 나의 가족이다.

하느님의 일을 행하는 주님의 가족들

환희 그 자체다. 작품 가득 기쁨의 빛이 채워져 있다. 심 화백은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관을 씌워주는 모습이 세상에서의 고통을 다 보상받는 순간과도 같이 느껴졌다고 말한다.

천상모후의 관을 쓰신 마리아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