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SNS에 중독된 것 같습니다

황미구 원장rn(상담심리전문가·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
입력일 2019-04-23 수정일 2019-04-23 발행일 2019-04-28 제 3142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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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나’에서 벗어나 전문가 도움받길

【질문】SNS에 중독된 것 같습니다

30대 직장인 남성입니다. 한순간도 SNS를 확인하지 않으면 불안합니다. 때로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심각한 지경인데, 흔히 이야기하는 디지털 중독이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변】허구의 ‘나’에서 벗어나 전문가 도움받길

출근시간 전철이나 버스 안 풍경을 상상해 보십시오. 대다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을 것입니다. 게임을 하기도 하고, 쇼핑몰을 보기도 하고, 드라마를 청취하거나, 지속적으로 카톡을 주고받는 분, SNS를 보고 계시는 분들로 가득 차 있을 것입니다. 심지어 길거리나 엘리베이터 안에 있거나 건널목을 건너는 사람들조차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 중에 자주 사용하는 콘텐츠가 SNS(Social Network System)입니다. SNS는 개인적인 네트워크 기능뿐만 아니라 단절돼 있던 개인을 서로 묶어주는 사회적인 기능도 하고 있기 때문에 점차 사용자가 늘어가고 있습니다.

그런 SNS가 어느 순간 개인의 판타지를 충족시켜 주는 공간이 돼 버렸습니다. 인간은 누군가에게 사랑받고, 인정받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면 클수록 자신을 과시하고 싶어집니다. 타인에게 인정받지 못한 능력이나 재능, 재력, 외모 등을 SNS를 통해 과시함으로써 심리적인 허기감이 어느 정도 채워지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SNS상의 모습이 모두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나 자신이 초라해지지 않도록 나도 행복한 모습을 더 많이 보여주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인간의 욕망은 하나가 아니다 보니, 자꾸 새로운 것들로 채우고 싶어집니다. ‘더 멋지게, 더 행복하게, 더 사랑스럽게, 더 똑똑하게’ 보이고 싶죠. 그러다 보니 SNS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뭐든지 과하면 문제가 됩니다. SNS를 과도하게 사용하시는 분들은 금단 증상이나 내성과 같은 증상뿐만 아니라 공황장애,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인 문제, 아울러 신체적인 질환까지도 겪을 수 있습니다. SNS 안에서 만들어 낸 판타지를 현실에 존재하는 것으로 착각하거나, 또는 판타지에 빠져서 현실에서 해야 할 일들을 뒤로 미루고 혼자 고립되기도 합니다.

현재 판타지가 존재한다는 것은 모두들 현실에서 충분히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현실을 부정하고 그로부터 좀 더 자유로워지려는 개인의 욕망이 판타지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냅니다. 즉, 판타지는 우리가 현실적인 삶을 만족하지 못하는 한 지속적으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SNS에서 주어는 자유로운 판타지 세상은 시간이 갈수록 견고해지고, 촘촘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SNS상의 판타지는 현실의 훌륭한 도피처이지만, ‘연극이 끝나고 난 뒤’에는 어차피 현실의 자신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실에 돌아온 ‘나’를 부정하지 않고, 스스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우선 SNS상에 보여진 자신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SNS상에서 보여지는 ‘판타지 속의 나’ 역시 개인이 스스로 만들어 낸 허구이기 때문에, 이 또한 개인의 ‘자아’로부터 만들어진 욕망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욕망을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을 현실에서 찾아야 합니다.

뭐가 됐든 중독은 즐거움의 욕구, 자유의 욕구, 힘의 욕구, 사랑과 소속의 욕구와 같은 심리·사회학적인 욕구를 빨리 충족하고자 해서 만들어진 병리적인 결과입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러한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다 보니 좀 더 빨리 욕구를 충족하고자 하다가, 결국 중독에 이르게 됩니다.

SNS든 아니든 간에 중독은 스스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심각하다고 자각될 때, 되도록이면 빨리 전문가를 찾아 상담받으시는 게 가장 좋습니다. 왜냐하면 곧 머지않아 스스로 심각한지도 모르는 상태가 오기 때문입니다.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19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37길 11, 7층

[E-mail] sangdam@catimes.kr

황미구 원장rn(상담심리전문가·헬로스마일 심리상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