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드라마·영화 속 성당으로 나들이 가볼까

이승훈 기자
입력일 2019-04-23 수정일 2019-04-24 발행일 2019-04-28 제 3142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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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예쁘다. 저 성당은 어디지?”

최근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 속에서 성당을 자주 만난다.

꽃샘추위도 물러가고 봄기운이 만연한 지금,

영상 속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성당을 순례하면서 봄나들이를 해보면 어떨까.

■ ‘열혈사제’ 속 서울 중림동약현성당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열혈사제’에서 주인공 김해일 신부(김남길 분)가 활동하는 ‘구담성당’은 서울 중림동약현성당(서울 중구 청파로 447–1)이다.

성당은 1892년 한국에서 최초로 세워졌다. 로마네스크 양식의 벽돌조로 지어진 성당은 한국근대 건축사의 중요한 자료로 평가 받아 1977년 국가문화재 사적 제252호로 지정됐다. 성당은 한국교회의 초기 역사와 순교사를 품고 있다. 성당이 자리한 곳은 한국교회 최초의 세례자인 이승훈의 집 인근으로 많은 신자들이 모여 살았던 자리다. 또 103위 한국 성인 중 44명의 성인이 처형된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가 내려다보는 ‘약현’ 언덕에 자리하고 있다.

드라마 ‘열혈사제’ 배경이 된 서울 중림동약현성당. SBS제공

춘천교구 강릉 임당동성당.

■ ‘미스터 션샤인’ 속 춘천교구 강릉 임당동성당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 ‘열혈사제’에 등장했다면, 강릉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나왔다. ‘미스터 션샤인’ 21화에서 쿠도 히나(김민정 분)가 자신의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찾아간 강릉 교우촌의 배경이 된 곳이 바로 춘천교구 강릉 임당동성당(강원 강릉 임영로 148)이다.

성당은 2011년 ‘강릉 복음화의 중추’로서 춘천교구 사적으로 지정된 곳이다. 성당은 고딕 양식을 검소한 형태로 변형시킨 강원도 지역 성당 건축의 전형을 따르면서도 뾰족한 종탑과 지붕장식, 내부의 문양 및 장식의 정교함으로 아름다움을 끌어올린다. 건축 당시의 외형이 원형대로 보존된 성당은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0년에 등록문화재 457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청주 사천동성당.

■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속 청주 사천동성당

넓은 부지의 정원과 성당 건물이 조화를 이뤄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청주 사천동성당(충북 청주 청원구 주성로 147)은 지난 1월에 종영한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 등장했다. 성당은 유진우(현빈 분)가 정희주(박신혜 분)를 만나고 게임과 현실이 혼재되는 갈등이 해소되는 장소로 등장한다. 사천동성당은 현대적인 성당의 웅장함이 돋보이는 건물이다. 지하 1층에 지상 2층, 연면적 약 2307㎡ 규모의 성당은 고딕 양식을 가미한 현대식 건축물이다. 동시에 성당의 아치, 종탑, 유리화 등의 구조물은 경건한 느낌을 준다. 또한 사천동성당은 청주교구의 중심인 교구청이 자리하고 있어 교구에서도 중요한 자리다.

대구 주교좌계산성당.

■ ‘검은 사제들’ 속 대구 주교좌계산성당

영화 ‘검은 사제들’에 등장한 대구 주교좌계산성당(대구 중구 서성로 10)은 대구의 첫 성당이며, 사적 제290호로 지정된 유서 깊은 문화재다.

성당은 ‘검은 사제들’에서 최 부제(강동원 분)가 김 신부(김윤석 분)의 부탁으로 구마의식을 위한 성물을 가지러 가는 장면에 나온다. 영화에서는 최 부제가 찾아가는 공간을 주교좌계산성당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을 섞어서 촬영하고 있다. 위에서 성당을 내려다보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성당이 주교좌계산성당이다. 1902년 완공된 성당은 대구 최초의 서양식 건물로 2개의 종탑을 가진 로마네스크 양식에 가까운 벽돌조 성당이다. 또 성당 입구의 성수대는 1984년 5월 대구를 방문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직접 축복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