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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 제언] 가난한 이 돕는데 더욱 힘쓰자/ 박동준 신부

박동준 신부ㆍ부산교구
입력일 2019-04-18 수정일 2019-04-18 발행일 1991-05-26 제 1756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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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전파’가 교회의 으뜸가는 중대사명이라는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사실이다. 현재 81세인 나는 사제서품 받은 지 53년이 되었다.

1938년 나의 사제서품당시 한국천주교회의 교세는 남북한 합쳐 겨우 16만 5천여 명에 불과했다. 현재 공산치하인 북한의 신자수는 파악할 수 없고 남한만 2백70만을 넘어 머지않아 3백만을 바라보게 되었다.

전교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대도시본당의 신자수는 대개 3·4천명을 넘고 있으며 1만명이 넘는 본당도 있다.

나의 첫 부임본당의 주일 미사 참례자수가 20여명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실로 격세지감이 든다.

그 당시에는 헌금이나 교무금이라는 단어도 알지 못하던 때라 교회재정도 빈약했었다.

성당건립금이나 사제의 생활비조차 외국의 원조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고, 특히 36년간의 일제치하에서의 교회는 박해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는 레지오 마리애·성령쇄신운동·꾸르실료 등 신심단체 및 전교단체들이 큰 활약을 하고 있고 신학대학이 4개나 설립되고 사제가 많이 배출되어 전세계가 놀라고 부러워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와 반면에 냉담자들이 급증하고 있음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신흥종교의 하나인 ‘여호와의 증인’의 신자들 중 상당수가 과거 천주교신자들이었다고 하니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문제들을 타개하기 위해 교회는 신자들에게 보다 철저한 신자교육을 실시하여야 한다. 천주님의 진리, 영원한 복음의 가르침을 완전히 깨닫게 되면 비록 박해를 받고 순교를 할지언정 어찌 감히 냉담을 하거나 배교할 수 있겠는가.

교리지식 다음으로 복음전파를 위해 필요한 것은 전교에 대한 분위기 조성이다.

이러한 전교 분위기 조성을 위해교육사업, 병원, 복지시설운영도 좋지만 무엇보다 도움이 필요한 가난한 이웃을 정성껏 돌보는 일이 시급한 일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이러한 사업을 위해 자금조달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개신교에서 지키고 있는 십일조운동을 전개하라고 권하고 싶다.

“남에게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말에다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후하게 담아서 가슴에 안겨 주실 것이다”(루카 6,38)는 복음을 생각하면 가난한 이웃을 위한 십일조 헌납은 우리에게 큰 자부심과 희망과 용기를 용솟음치게 할 것으로 믿는다.

우리 가톨릭 신자들도 좀 늦은 감은 있으나 십일조운동에 분발하여 참여하면 주님의 축복을 받고 교회발전 복음전파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본당 신부님들도 십일조운동에 솔선 참가하고 각 본당과 교구까지도 뜻을 합하면 전국적으로 많은 지금이 조성될 것이다.

이것으로 대대적인 자선사업을 벌이고 이로 인해 교회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교회의 최고목적인 복음전파가 쉽게 이루어질 것으로 확신한다.

요즈음 세상은 황금만능주의·과학만능주의가 활개를 치고 있고 떼도적, 강도, 성폭행, 살인, 미혼모 증가, 이혼 증가 등 그야말로 윤리와 도덕이 땅에 떨어지고 미풍양속이 크게 타락하고 있다.

이런 정신적·도덕적 위기의 시대에 교회가 솔선수범하여 정화운동에 나서야 할 것이다.

또한 가톨릭 언론계가 효자·효부·선행자 표창 운동을 벌여 더욱더 대대적으로 선행자를 격려하고, 가난한 이웃에 대한 관심을 더욱 뜨겁게 한다면 국가나 사회에도 크게 공헌하게 되고 표창 받은 사람들이나 교회의 도움을 받은 가난한 이웃들이 교회를 가까이하게 되고 입교자들도 늘게 될 것이다.

교회의 도움을 받고 성공한 사람들은 반드시 받은 은혜보다 몇 십 배 몇 백 배 보상을 하고 교회를 힘껏 도울 것이기 때문이다.

박동준 신부ㆍ부산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