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전국 교구장 주님 부활 대축일 메시지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19-04-16 수정일 2019-04-16 발행일 2019-04-21 제 3141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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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평화’ 강조하며 ‘용서와 화해’의 삶 당부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우려
‘생명 존엄성’ 수호 노력 호소

전국 교구장 주교들이 4월 21일 주님 부활 대축일을 맞아 부활 메시지를 발표했다.

교구장 주교들은 올해 부활 메시지에서 생명과 평화 그리고 용서와 화해의 가치를 강조했다.

특히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한 주교들은 최근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가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에 우려를 표하며 ‘생명’을 선택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헌재 결정에 대해 “국가는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한다”면서 “후속 입법 절차가 신중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요청했다. 이어 “모든 인간 생명은 수정되는 순간부터 한 사람의 생명으로 보호돼야 하고, 그 존엄성이 존중돼야 한다”며 “신앙인들은 하느님을 바라보고 죽음보다는 생명을 택하는 데에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교구장 정신철 주교는 헌재가 임신 초기의 낙태까지 처벌하는 것은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판단한 것에 대해 “하느님께서 주시는 생명은 인간의 자기결정권보다 위에 있으며, 인간의 논리나 판단보다 위에 존재한다”고 밝혔다.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도 헌재 결정에 대해 “수많은 태아의 생명이 파괴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사람을 죽이지 말라는 계명은 하느님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장 주교는 “생명의 백성이며 생명을 위한 백성인 우리는 하느님 전능에 희망을 두고 생명 문화 건설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구장들은 또 남북이 하나 돼 ‘평화’를 누릴 수 있도록 앞장서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춘천교구장 김운회 주교는 교구에 속해 있는 북강원도의 북녘 동포들도 기억해 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강원도 동해안 지역의 산불로 인해 피해 입은 많은 이들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기도를 부탁한다고도 말했다.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도 “부활하신 주님의 평화를 온 세상에 나아가 선포한 제자들처럼, 우리도 활기차고 꿋꿋하게 일어나 용서와 화해의 참 평화를 세상에 외쳐야 한다”고 밝혔다.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 마산교구장 배기현 주교도 한반도의 참 평화를 염원하며, 기도로써 부활의 평화가 주는 기쁨을 누리자고 당부했다.

한편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부활의 삶은 ‘용서와 화해’를 통해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삶이라고 강조했다. 조 대주교는 “우리가 하느님께 죄를 용서받았으니 우리도 우리에게 잘못한 형제를 용서해야 한다”면서 “화해하는 사랑의 행위가 바로 하느님을 닮아가는 일이며, 하느님의 자녀다운 삶이란 바로 사랑의 실천”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는 올해가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해임을 상기시키며, 우리 민족이 자주 독립과 평등, 인간존엄성과 세계 평화를 외치며 인간 품위를 잃지 않았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 4·3, 여순사건, 광주 5·18 민주화 운동, 세월호 침몰 사건 등에 대해 “여전히 감춰져 있거나 아직 밝혀내지 못한 역사적 사건의 진실 규명 또한 시대적 과제요 요청”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4월 27일 솔뫼성지에서 거행되는 교구 시노드 폐막 미사와 관련해 “교구 시노드는 부활 신앙에 뿌리를 두고 현대 사회의 복음화를 충실하게 실현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전주교구장 김선태 주교와 원주교구장 조규만 주교,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도 부활 메시지를 내고 부활하신 주님 빛을 따라 새로운 삶을 향해 나아갈 것을 당부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