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젊은이들로 시끌벅적한 교회를 기대한다

입력일 2019-04-09 수정일 2019-04-09 발행일 2019-04-14 제 3140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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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주교시노드 후속 권고 「그리스도는 살아계십니다」를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로마에서 ‘젊은이, 신앙과 성소’를 주제로 열린 주교시노드에 대한 교황의 응답이다. 교황 권고의 핵심은 젊은이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권고에서 교황은 교회의 성추행 위기와 성차별, 윤리 문제에 치우친 교회의 가르침 등으로 젊은이들이 교회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으로 교황은 많은 젊은이들이 교회의 가르침을 알고 이해하길 원하며 교회와 지역사회에서 일할 기회를 바라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하지만 ‘방어적인 교회’가 다른 이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아 젊은이들을 교회 밖으로 내몰고 있다고 한탄했다.

교황은 교회의 청년 사목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본당과 교구에 젊은이들이 원하는 것을 파악해 이에 기반을 둔 청년 사목을 펼쳐 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교회가 젊은이들을 가르치려 하기보다는 사랑으로 다가갈 것을 요청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께서 엠마우스로 가던 제자들과 여정을 함께 하신 것처럼 ‘점진적이며 서로를 존중하고 인내하며 희망을 주는’ 교회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공은 다시 지역교회로 넘어왔다. 한국교회는 치열하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뿐만 아니라 이들이 머물고 싶은 교회로 탈바꿈해야 한다. 젊은이들을 하느님께서 주신 소중한 ‘선물’로 받아들이고, 젊은이들이 가진 열정을 인정하고 이들이 계속해서 교회 안에서 도전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젊은이들의 열정으로 시끌벅적한 교회가 되길 다시 한 번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