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中 종교 자유 위해 참고 기다려달라”

입력일 2019-04-09 수정일 2019-04-09 발행일 2019-04-14 제 3140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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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국무원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잠정협약 비난 여론 일축
 美 브라운백 특사 “박해 종식 못시켜” 의견에
“역사 변화는 오랜 시간 쌓여야 이뤄져” 당부

교황청 국무원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4월 3일 교황청 주재 미국 대사관이 ‘국제 종교 자유 옹호를 위한 연대’를 주제로 연 심포지엄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바티칸 CNS】 교황청 국무원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교황청과 중국정부 간 잠정협약을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중국에서 종교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체결된 이번 협약에 대해 성급한 판단을 내리지 말고 참고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4월 3일 종교 자유를 주제로 열린 한 심포지엄에서 연설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이 잠정협약은 “가톨릭 공동체뿐만 아니라 다른 소수 종교의 정상화를 모색한다는 점에서 종교 자유를 진척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협약이 종교 자유를 제한하지 않고 도움 주기를 바라지만, 참고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면서 “사람들은 모든 일이 즉시 성사되기를 바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청 주재 미국 대사관이 ‘국제 종교 자유 옹호를 위한 연대’를 주제로 연 심포지엄에서 “역사는 하루 만에 이뤄지지 않고 오랜 시간이 쌓여 이뤄지는 과정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한 미국 관리는 교황청과 중국이 지난해 9월 체결한 주교 임명에 관한 잠정협약을 비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국제 종교 자유 특사 샘 브라운백은 이 협약이 중국정부의 가톨릭에 대한 억압이나 박해를 종식시키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브라운백 특사는 지난 3월 8일 홍콩의 외신기자 클럽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이 잠정협약이 작년에 발표됐는데도 중국정부의 가톨릭 공동체에 대한 박해는 계속되고 있다”면서 “가까운 장래에 이런 상황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조짐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이 협약은 전 홍콩교구장 젠 제키운 추기경을 비롯한 여러 교회 지도자들의 혹평도 받고 있다.

심포지엄이 끝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파롤린 추기경은 “사람들이 이 협약을 비난할 때면 때로는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면서 “그들은 즉시 일이 성사되기를 바란다는 인상을 받는데, 역사에서 변화는 서서히 진행되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교황청 주재 미국 대사 칼리스타 깅리치는 기조연설에서 특히 종교가 엄격한 통제를 받는 나라들에서 소수 종교의 종교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깅리치 대사는 중국의 무슬림 위구르 민족에 대한 박해를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