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본지 편집자문위원회 제14차 회의

정리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n사진 이소영 기자
입력일 2019-04-02 수정일 2019-04-04 발행일 2019-04-07 제 3139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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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주년 기획 주제 참신… 동참 이끄는 기획력 아쉬워

가톨릭신문사(사장 이기수 신부)는 3월 29일 서울 중곡동 서울본사 회의실에서 제2기 편집자문위원들과 제14차 편집자문위원회 회의를 열고,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창간 100주년 장기기획 의제 방향을 살피고 보도 전반에 대한 제언을 들었다. 제2기 편집자문위원들은 지난해 12월 7일 위촉돼 3개월여 만에 열린 이날 회의에서 발전적 의견을 활발히 개진했다.

한홍순 위원장(전 주교황청 한국대사)

“한국교회 실제 활동인원의 80% 가량이 여성이다. 가톨릭신문에 여성면이 필요하다”
김용은 수녀(살레시오교육영성센터장)

“기획기사도 복음화 영성으로 접근해야 제도 개선과 의식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황진선 위원(논객닷컴 대표)

“언론은 의제를 설정해야 한다. 해결책과 대안을 모색하는 기획기사를 써 달라”

강효영 위원(법무법인 세종 고문 변호사)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서 어떻게 역사하시는지 알려주는 감동적인 기사도 많았다”

박은미 위원(한국가톨릭여성연구원 대표)

“가정 안에서 일어나는 폭력이 생명을 파괴한다. 가정폭력을 줄이는데 교회가 나서야 한다”

이세라 위원(햇살사목센터 연구원)

“아시아 청년들이 서로를 어떻게 이해하는지, 이것이 복음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도해달라”

■ 100주년 ‘평화’ 기획과 ‘아시아 복음화’ 기획 평가

-한홍순 위원장(이하 한 위원장) : 가톨릭신문이 역사로 보면 세계적 신문이다. 가톨릭신문 종사자들의 사명이 중차대하다.

-장병일 국장(이하 장 국장) : 창간 100주년 기획으로 ‘평화’와 ‘아시아 복음화’ 두 가지를 진행하고 있다. 아직 부족한 것이 많다.

-강효영 위원(이하 강 위원) : 지난달 홍콩에서 열린 ‘소르’(SOR·School on Dialogue with Oriental Religions·동양 종교와 함께하는 대화 학교) 같은 것도 아시아 복음화 기사거리가 된다. 저도 참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배웠다. 어떻게 가난을 받아들이고 가난하게 살지 숙제를 갖고 왔다. 아시아 복음화 기획으로 공유경제(EoC·Economy of Communion)도 보도하면 좋겠다.

-한 위원장 : EoC를 번역할 때 ‘공유경제’로 번역하면 의미가 살아나지 못한다. ‘친교의 경제’로 번역해야 의미가 산다. ‘모든 이들을 위한 경제’도 좋은 번역이다. 아시아 복음화에서 타종교, 타문화라고 하는데 전제가 무엇인가? 누구를 타자라고 하는 것인가. ‘아시아 종교·문화’라고 하는 게 좋겠다.

-김용은 수녀(이하 김 수녀) : 타자라는 말 자체가 분리를 의미해서 복음화 측면에서 좋지 않다.

-한 위원장 : 한국교회가 아시아 복음화에 주역이 돼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데 한국교회가 그럴 만한 형편이 되는지 자기반성이 있어야 한다. ‘미래 교회의 희망’이라는 표현도 의문이다. 미래가 아니라 현재 교회의 희망이어야 한다. 미래 교회의 희망이 돼야 한다는 것은 맞지만 동시에 현재 교회의 희망이어야 한다. 평화 기획의 논지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북한 핵을 논하지 않으면 붕 뜬 기획이 되고 만다.

-황진선 위원(이하 황 위원) : 100주년 기획 주제는 굉장히 좋다. 그런데 주제와 기사 초점이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론의 중요한 존재이유가 의제설정이다. 기획기사에서 제기하는 운동에 신자들을 동참하게 하고 해결책과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기획기사에 울림이나 감동이 있어야 하는데 거기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기자 인력 부족이 문제다.

-이세라 위원(이하 이 위원) : 아시아 지역 청년 이야기가 다뤄지면 좋겠다. 아시아 각 나라 청년들이 서로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이것이 아시아 복음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도해 달라. 청년들이 스마트폰과 인터넷 등으로 문화적 영향에 빠르게 반응하는 세대임을 감안하고 분석해 다뤄주면 좋겠다.

-김 수녀 : 가톨릭신문이 전통적인 역할에 머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SNS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유튜브는 물론 페이스북도 바로 볼 수 있게 해 달라. 페이스북 접속을 쉽게 해야 한다.

-박은미 위원(이하 박 위원) : 가톨릭신문이 아시아로 시선을 넓혀서 고무적이다. 평화 운동을 하는 청년단체 ‘토마스회’ 소개가 좋았다. 젊은 세대의 평화 활동이 많아져야 한다.

■ 추가 기획 진행 방향 건의

-한 위원장 : 교회법 기획은 상당히 좋다. 평신도들이 교회법을 너무 모른다. 평신도도 교회법 알아야 한다. 평신도 교육이 곧 사목자 교육이 된다. 모든 사목자는 평신도의 자녀다. 교황님도 평신도의 자녀다. 교회법 기획에서 본당, 교구 재정 문제는 빠지면 안 된다. 교황청이 재정을 투명하게 한다. 한국교회도 따라가야 한다.

-김 수녀 : 교회법을 삶과 신앙생활에 친근함 느껴지게, 쉽게 해설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살아 있는 법이다.

-한 위원장 : 공소 기획에서는 현재 시점에서 공소가 갖는 의미가 무엇인가 알아봐야 한다.

-장 국장 : 현대 교회가 배울 점이 공소에 숨겨져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황 위원 : 비어 있는 공소를 정부나 지자체와 협의해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중점적으로 생각해 보면 좋겠다.

-박 위원 : 30대 미만 신자들은 공소라는 말도 잘 모른다. 10개 정도 특징적 공소를 선정해서 소개했으면 한다.

가톨릭신문 편집자문위원회 제14차 회의가 3월 29일 서울 중곡동 가톨릭신문 서울 본사에서 진행되고 있다.

■ 보도 전반에 대한 제언

-황 위원 : 기자들은 글쓰기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핵심을 뽑아야 한다. 제목도 관심을 끌어야 한다. 기획 특집을 전담하는 기자를 둬야 한다. 그래야 기획이 제대로 나온다.

-한 위원장 : 교황 문헌은 인용할 때 정확하게, 곡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7대 종단 수장’ 표현도 문제가 있다. 한국교회 수장은 교황님이다. 종단 대표라는 표현이 적합하다.

-김 수녀 : 모든 매체는 편향성이 있기 마련이다. 복음화 영성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편향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기획기사도 영성이 바탕이 돼야 제도개선과 의식변화를 가져 온다.

-박 위원 : 기사에서 문헌을 인용할 경우 출전이 정확해야 한다. 기자들이 경각심 갖고 어휘 하나까지 정확히 써 달라.

-한 위원장 : 견강부회해서 내 의견이 교회 의견이라고 주장해서도 안 된다.

-강 위원 : 감동받은 기사도 있었다. 요셉의원, 한국에서 서품 받은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사제 등을 다룬 기사는 하느님이 우리 안에서 어떻게 역사하시는지 알려줬다.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편성 안내를 실어서 보기 좋았다. 군복음화 기획을 보면서 병사들이 제대 후 신앙생활을 보다 잘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보다 효과적인 방안도 구상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 위원장 : 필리핀교회 감사예물 관행 없앤다는 기사에서 미사 예물 봉헌이지 지불이 아니다. 일반 상거래처럼 썼다.

-박 위원 : 교회의 생명수호 활동은 낙태 반대만이 아니다. 시야가 더 넓어져야 한다. 생명수호가 곧 낙태 반대라는 도식은 깨져야 한다. 가정폭력을 줄이는 데 교회가 나서야 한다. 가정 안에서 일어나는 폭력이 생명을 파괴한다.

-황 위원 : 낙태 반대 운동이 거북한 측면도 있다. 아이 낳고 기를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들어 줘야 한다.

-장 국장 : 가톨릭신문 관점도 행복한 가정 만들기다. 낙태죄 위헌 여부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이 가까워져 관련 보도에 집중하고 있다.

-이 위원 : 임신과 출산은 남녀 공동책임이 되도록 국가가 나서야 한다. 프로라이프 운동하는 청년들의 의도와 목표가 무엇인지, 그들이 일상생활에서 부딪히는 어려움은 무엇인지 심층 취재해서 보도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젊은이, 신앙과 성소 식별’을 주제로 열린 세계주교대의원회의에 대해 우리 교회 응답은 어떠해야 하는지도 기사화해 달라.

-한 위원장 : 한국교회 실제 활동인원의 80% 가까이가 여성이다. 가톨릭신문에 여성면이 필요하다.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에서는 한 달에 한 번 ‘여성과 교회’ 주제로 특집면이 나온다. 예산이 들어가도 해야 한다.

-박 위원 : 가톨릭신문에 여성면은 꼭 필요하다.

-강 위원 : 아직도 한국은 남성 중심 사회다. 여성들을 위한 면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리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n사진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