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전체가 예술작품 모든 이에 열린 안식처 국내외 유명 작가들 참여 설계부터 내·외부 성물까지 통합적으로 조화롭게 꾸며 ‘카페 관평’·하늘공원 마련 지역민 모두에게 열린 공간 ‘작은 혼인’ 장소 무료 개방 고리 기도와 성경필사 등 신자들 쌓은 ‘마음의 벽돌’ 든든한 성전 건립 밑바탕
“자 일어나 가자!” 2016년 5월 15일, 대전교구 관평동본당(주임 김홍식 신부) 주일 교중미사에서 요한복음 14장 31절 말씀을 모토로 ‘성전 건축’이 공식 선포됐다. 2006년 본당 설립 후 조립식 건물 임시 성전에서 지내며 하느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새 성당을 짓겠다는 열정을 모아왔던 본당 공동체가 주제 성구처럼 모두 함께 일어나 새로운 본당 역사의 한 페이지를 여는 순간이었다. 그로부터 3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현재 관평동성당은 지역 랜드마크가 되어 하느님께 나아가는 공간으로 우뚝 서있다.
■ 건축이 도시를 바꾼다 본당이 위치한 대전 유성구 관평동 일대는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불린다. 대전지능로봇산업화센터가 있고 대덕테크노밸리도 조성돼 있다. 대형 아파트 단지와 공원이 어우러져 있지만, 무한경쟁을 다투는 IT 기업들의 이미지로 삭막한 회색빛이 떠올려지는 지역이다. 이런 환경에서 본당이 새 성당 건축의 기본 흐름으로 잡은 것은 성당 자체가 조형물이 되는 ‘작품’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본당 주임 김홍식 신부는 “죽어가는 회색 지역에 생명을 주는 자리가 되려면 성당은 ‘열린’ 곳, 아름다운 지역의 대표 건물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며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등 유럽의 유명 성당 건축물들이 도시를 바꾸고 문화를 바꿨듯, 지역 문화를 삶의 문화로 바꾸는 작품을 봉헌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나의 성전’이 되기를
본당 공동체는 2016년 5월 15일 성전 신축 선포식과 함께 하느님을 향한 마음 모으기에 집중했다. 성전건축위원들은 하느님 앞에 청렴 선서를 했고, 신자들은 묵주기도 200만 단 봉헌, 신구약 성경필사, 성경통독 100주간을 통해 성당 건축을 위한 마음의 벽돌을 쌓아갔다. 성당 공사 부지에서는 매일같이 고리 기도를 봉헌했다. 그간 성경필사를 마친 신자는 34명에 이르고 성경통독을 마친 이도 200명을 넘어선다. 성경을 완필한 34명 이름은 제단 밑에 동판으로 새겨져 봉헌됐다. 건축 기금 마련은 주임 신부를 비롯한 공동체의 십시일반 자발적 봉헌으로 이뤄졌다. 교구에서 성당 건축을 위해 2차 헌금으로 모아준 성금도 교구에 다시 내놓았다. 더 어려운 본당에 쓰이기를 바라서였다. 하느님 성전을 지으며 더 힘든 공동체를 생각해 가진 것을 내어주는 마음들은 그대로 성당 건축의 밑바탕을 이뤄갔다. 그 과정을 거쳐 완공된 성당은 이제 공동체의 자부심이 됐다. 김 신부는 “성당 건축의 매 순간이 뜻깊었고, 특히 국내외 굴지의 건축가 작가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은총의 종합 선물세트로 여겨진다”며 “아름다운 성당을 토대로 신앙적으로 내적으로 더욱 성숙해진 본당으로 성장해 갈 수 있기를, 또 새 성당이 신자들에게는 영혼과 정성을 바친 ‘나의 성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본당은 오는 9월 28일 교구장 유흥식 주교 주례로 성당 봉헌식을 거행한다.
이주연 miki@catimes.krrn사진 박원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