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안중근 유해발굴과 생가복원에 남북 모두 나서야

입력일 2019-03-26 수정일 2019-03-26 발행일 2019-03-31 제 3138호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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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가톨릭교계를 대외적으로 대표하는 조선카톨릭교협회가 지난 3월 14일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에 추모사를 보내왔다. 북한에 실질적인 가톨릭 신자가 어느 정도 있는지는 알기 어렵지만 북한 가톨릭교회를 대표하는 조선카톨릭교협회가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에 추모사를 보냈다는 것은 자못 의미가 크다.

안중근은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독립운동가이면서 어떤 처지에서도 종교적 신념을 지킨 신앙인이자 뤼순 옥중에서 「동양평화론」을 집필한 평화사상가다. 안중근은 지금은 이북 땅인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났지만 북한의 인물도, 남한의 인물도 아닌 우리 민족의 역사적 인물이다. 안중근에 대한 추모·기념사업과 아직도 풀지 못한 그의 유해 발굴 작업에 남북이 이념과 정치적 상황을 초월해 하나로 뜻을 모아야 하는 이유다.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는 조선카톡릭교협회와 공동으로 안중근 의거일과 순국일 등을 즈음해 안중근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북한과 중국 현지를 찾는 활동을 펼쳐 왔다. 2012년에는 두 기관이 함께 황해남도 신천군 안중근 생가터를 방문해 풀만 우거진 채 생가 흔적은 사라진 모습을 확인하고 생가 복원을 추진한다는 합의를 이뤄냈다.

안중근이 한국 역사와 한국교회에서 갖는 상징성을 고려할 때 그의 유해를 발굴하고 생가를 복원하는 사업은 우리 민족의 기개와 민족자주 의지를 드높이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남북 정부 당국은 물론 시민사회계와 종교계 모두가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