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현장에서] ‘공소 살리기’는 유효하다 / 박영호 기자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19-03-26 수정일 2019-03-26 발행일 2019-03-31 제 3138호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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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를 살려야 할까? 사실 오늘날 공소들에는 신자 수가 불과 수십 명이기 일쑤다. 그나마 남아서 공소를 지키는 분들은 고령의 어르신들뿐이기 십상이다.

우리나라의 대부분 농촌 지역이 그러하듯, 주로 농촌과 산간 지역, 외진 섬지역에 자리한 공소들은 젊은이들이 대부분 빠져나가고 70대 이상의 노인들이 지키고 있다.

효율성을 생각한다면, 공소를 ‘살린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공소 살리기’는 단순히 물량적인 효율성의 측면에서 볼 것만은 아닌 듯하다. 방법론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사실 대부분의 교구에서 공소를 살려내기 위한 고민들을 하고 있다. 공소 수가 급감했지만, 여전히 737개 공소가 존재하고 그 안에 신자들이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공소의 몰락은 공소가 처한 열악한 사회경제적 조건에 크게 기인한다. 농촌과 농민의 몰락이 곧 공소의 몰락과 직결된다는 인식을 한국교회는 하고 있다. 따라서 공소를 활성화하는 일은 농민과 농촌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이라는 측면도 있다.

더욱이 공소 공동체가 한국교회의 모태라는 점은 공소 살리기의 당위성을 더 확고하게 한다. ‘소공동체’는 교회의 원형이자 미래 교회의 대안이다.

우여곡절이 있지만 참되게 복음화된 공동체의 모습을 ‘소공동체’로 여기고 있다. 그리고 한국교회사 안에서 발견되는 교우촌 공소 공동체의 모습은 새롭게 복음화된 소공동체의 실현에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여겨진다. ‘공소 살리기’는 새로운 복음화에 유효한 사목 방안이다.

박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