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올 사순 ‘생태적 단식’ 어떨까

입력일 2019-03-19 수정일 2019-03-19 발행일 2019-03-24 제 3137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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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구가 최근 교구민들을 위해 ‘생태적 단식과 자선표’를 제작해 배포했다. 이번 사순 시기에는 그동안 해왔던 일반적 단식을 넘어 자연 생태계를 보호하는 생태적 단식을 해보자는 제안이다. ‘생태적 단식과 자선표’에는 환경을 살리는 구체적 실천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생태계가 심각한 상황임을 우리는 일상에서 이미 느끼고 있다. 미세먼지가 서울과 경기뿐 아니라 제주도까지 덮쳤다. 태평양 한가운데에서는 한반도 7배 넓이의 쓰레기 섬이 발견됐다. 기후변화로 빙하가 녹아, 지난달 러시아 어느 섬마을에 먹이를 구하지 못한 북극곰이 출몰하기도 했다. 생태계 파괴는 사실상 무분별한 우리 일상에서 비롯됐다. 내가 운전한 자동차에서 나오는 과도한 이산화탄소와 초미세먼지는 발암물질이 되어 우리 폐로 돌아온다.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가 자연을 훼손하고, 무심코 튼 에어컨이 만들어낸 지구온난화는 조만간 인류에 재앙으로 닥칠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태적 회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교황은 회칙 「찬미받으소서」(2015년)에서 “플라스틱이나 종이의 사용을 삼가고, 물 사용을 줄이고,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고, 적당히 먹을 만큼 요리하고, 생명체를 사랑으로 돌보며,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승용차 함께 타기를 실천하고, 나무를 심고, 불필요한 전등을 끄는 것”(211항)을 제안하며 생태적 단식이야말로 진정한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올 사순 시기, 우리 모두 생태적 단식을 시작해보면 어떨까? 생태적 단식은 우리뿐만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 또 미래의 자연과 후세대를 돌보는 사랑의 연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