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

박민규 기자
입력일 2019-03-19 수정일 2019-03-19 발행일 2019-03-24 제 3137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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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임시정부도 난민이 수립한 정부”
의정부교구 이주민 20여 명 타므랏 신부와 행사 참여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 행사에 참가한 타므랏 신부와 의정부교구 동두천 지역에 거주하는 이주민과 난민들이 3월 17일 오후 서울 관철동 보신각 앞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난민인권네트워크,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3월 17일 오후 2시30분 서울 관철동 보신각 앞에서 ‘2019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 공동행동’을 공동주최했다. 이번 행사는 3월 21일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을 앞두고 열렸으며 이주민들과 시민단체 등 300여 명이 참가했다. 의정부교구 동두천 지역에 거주하는 이주민과 난민 20여 명도 함께했다. 행사에 참여한 꼰솔라따선교수도회 관구장 타므랏 신부는 “동두천에서 11년째 살며 이주민 사목을 하고 있다”면서 “한국은 좋은 나라지만 난민들은 한국에서 매우 힘들게 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행사를 통해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모상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행사 개회사는 지난해 청와대 국민청원과 응원 시위 등에 힘입어 난민으로 인정받은 이란 출신 난민 김민혁(16·송파공업고)군이 맡았다. 김군은 “돈 없고 가난한 난민이라고 비꼬는 사람들에게 사실이 아님을 보여주고 싶어 떳떳하게 생활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정부의 역사적 정통성이 임시정부에 있고 임시정부는 중국으로 망명한 사람들이 만든 난민 정부였다는 역사적 부채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남양주 이주노동자 복지시설 ‘샬롬의집’에서 활동하는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노동자 샐림(35)씨는 “한국에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함부로 말하고 심하면 욕하고 때리기까지 하는 직장동료들이 너무 많아서 힘들다”고 인종차별 경험을 고백했다.

참가자들은 ‘인종차별과 혐오 아웃’, ‘차별금지법 제정’, ‘강제노동 고용허가제 폐지’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또한 ‘2019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 공동성명서’를 각국 대표들이 다양한 언어로 낭독했다. 행사에 앞서 지난 3월 15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사원에서 총격 테러로 희생당한 이들을 추모하는 시간도 가졌다.

한편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은 1960년 3월 21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인종차별 정책에 반대하며 평화적 집회를 벌이다 경찰의 발포로 시민 69명이 숨진 사건에서 유래했으며, 유엔은 1966년 이날을 공식 기념일로 선포했다.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