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신학의 대중화 필요하다

입력일 2019-03-12 수정일 2019-03-12 발행일 2019-03-17 제 3136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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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로 구성된 공동체다. 수적으로 보면 평신도의 비중이 성직자나 수도자에 비해 훨씬 높다. 그만큼 평신도들의 교회 내 역할은 중요하고 평신도들이 자신의 역할을 어떻게 인식하고 수행하느냐에 따라 교회의 현재와 미래 모습도 달라질 수 있다.

평신도의 사명과 역할을 규정한 교회 문헌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되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Apostolicam Actuositatem)은 제10항에서 평신도의 사명과 정체성에 대해 “평신도들은 사제요 예언자이며 왕이신 그리스도의 임무에 참여하는 사람으로서, 교회의 생활과 활동에서 능동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규정한다.

1965년 11월 18일 반포된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은 이미 평신도들도 사제직, 예언자직, 왕직에 참여한다고 천명했다. 이와 같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을 평신도들이 교회와 세상에서 구현하는 데 필수적으로 필요한 요소가 ‘신학 공부’라 할 수 있다. 한국교회에는 1855년 충북 제천 배론에 최초로 성 요셉 신학교가 세워진 뒤 1972년 남녀공학으로 학제가 개편되면서 남녀 평신도도 신학을 공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현재까지 가톨릭대에서 신학을 공부한 평신도 졸업생은 175명에 이른다.

평신도에게 신학 공부의 길이 열려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46년 동안 175명의 평신도 졸업생만이 배출됐다는 것은 ‘신학의 대중화’라는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한국교회는 보다 많은 평신도들이 신학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평신도 신학자들의 활동 공간을 지금보다 폭넓게 제공해야 하는 점도 두루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