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화해와 평화 여정, 여전히 첫걸음이다

입력일 2019-03-12 수정일 2019-03-12 발행일 2019-03-17 제 3136호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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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북미회담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실망할 이유는 없다. 70년이 넘는 분단의 아픔이 그렇게 쉽사리 사라지겠는가. 여전히 첫걸음이다. 민족이 화합하고 평화를 가꿔가는데 ‘실망’이란 단어가 자리 잡을 순 없다.

남자수도회와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가 사순 시기를 맞아 ‘민족 화해와 평화 기도와 실천운동’에 관련한 성명을 냈다. 장상협은 성명에서 “한반도의 반목과 죽음의 세력을 몰아낼 수 있는 권한과 능력은 정치인들이나 군인들이 아니라 하느님께 있다”며 하느님 생명의 손길이 한반도와 동북아에 임하시도록 간절히 기도하자고 말했다.

남과 북의 화합과 일치를 위해 조금 더 열심히 기도하자. 여러 어려움들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지혜를 청하자. 오래전부터 교회는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기도해 왔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와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에서 기도운동을 펼치고 있고 의정부교구도 동참하고 있다. 더 많은 교구와 기관이 참여하길 바란다.

우리 죄를 대속하기 위해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님의 고통을 생각하며 우리 민족이 겪고 있는 고난을 이겨내자.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과 베네딕토 16세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등 많은 교황들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우리 민족의 움직임을 응원했고, 응원하고 있다.

고난을 통해 부활의 기쁨을 누린 예수님을 떠올려 보면, 화해와 평화의 여정 끝엔 분명히 큰 기쁨이 있을 것이다. 죽음의 세력을 물리치고 상생의 기쁨을 누리려는 노력이 쉼 없이 이어져야 한다.

“주님, 분단의 깊은 상처를 낫게 하시고 서로 용서하는 화해의 은총을 내려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