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아주 사소한 잘못도 모두 고해성사를 봐야 하나요?

이찬 신부 (성 골롬반외방선교회·다솜터심리상담소장)
입력일 2019-03-05 수정일 2019-03-06 발행일 2019-03-10 제 3135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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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잘못 크게 근심 말아야… 성직자 도움받길

【질문】아주 사소한 잘못도 모두 고해성사를 봐야 하나요?

누구나 쉽게 범할 수 있는 아주 사소한 잘못들도 모두 고해성사를 봐야 하는지요? 물론 누가 보아도 죄라고 할 수 있는 잘못에 대해서는 고해성사를 해야겠지요. 하지만 지각을 했을 때 핑계를 대는 사소한 거짓말, 친구들끼리 모여서 다른 친구나 교수님의 험담을 하거나 하는 것들도 모두 고해성사를 봐야 하는지요?

【답변】작은 잘못 크게 근심 말아야… 성직자 도움받길

가톨릭 신자로서 살아가는 것의 가장 좋은 점은 고해성사를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 하시겠지만, 고해성사를 하지 않는 개신교 신자들은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 하느님께로부터 용서를 받았다는 느낌이 약해서 많은 영적인 괴로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얼핏 들은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음성이 대리자를 통해 들려오면서 죄에 대한 용서와 더불어 감사의 마음을 지닐 수 있기에 큰 이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가톨릭교회 교리서」 1857항에 의하면, 고해성사 때에 우리는 대죄를 통회하고 고백하게 되는데, 이때에는 세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합니다. 대죄란 “중대한 문제를 대상으로 하고, 완전히 의식하면서, 고의로 저지른 죄는 대죄이다”로 규정됩니다.

이러한 대죄는 하느님의 법을 크게 어겨서, 그 죄가 인간의 마음에 있는 사랑을 파괴하고, 하느님께 등을 돌리게 한다고 합니다. 이에 비해서 소위 소죄는 우리 마음속에 있는 사랑을 어기고 해치기는 하지만, 사랑을 완전히 사라지게 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물론 소죄가 사랑을 약화시키고, 세상 재물에 대해 지나친 애착을 보이게 하며, 윤리적 선의 실천과 영혼의 진보를 방해하며, 잠벌을 받게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처럼 우리의 영혼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지만, 소죄는 하느님과 맺은 계약을 파기하지는 않는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종종 ‘세심증’이라는 말을 듣게 될 때가 있습니다. 신앙 생활을 하다 보면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이 범하게 되는 다양한 죄의 상황과 관련된 것입니다. ‘세심증’이라고 할 때, 이것은 비교적 가벼운 죄에 해당하는 행위를 중죄라고 상상하거나, 전혀 죄가 되지 않는 행위를 무거운 죄로 생각하는 것을 말합니다. 특히 일상 생활에서 매사가 죄가 되지나 않을지 지나치게 근심해 걱정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서 본의 아니게 지각했을 경우에 핑계를 대는 행동이나, 또는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가벼운 험담을 하는 경우 등에 대해서 자신의 이러한 태도를 지나치게 무겁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나 돌아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세심증을 지닌 사람은 불필요한 근심 걱정을 과도하게 할 뿐만 아니라, 이런 걱정이 항상 마음속에 있어서 사랑을 실천해야 할 때도 망설이는 경우가 많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세심증의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스스로 이런 경향이 있다고 생각이 될 때에는 혹시 자신만의 윤리적인 기준이나 건강상의 문제 등이 있나 파악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주변의 성직자나 수도자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세심증에 쉽게 걸리는 분들은 주관적 죄책감이나 자기 비난이 심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세심증이 심해지면 우울과 불안에 휩싸일 가능성도 높아지기에 미리미리 주의를 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진실한 마음과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하느님께 나아갑시다. 우리의 마음은 그리스도의 피가 뿌려져 악에 물든 양심을 벗고 깨끗해졌으며, 우리의 몸은 맑은 물로 말끔히 씻겨졌습니다.”(히브 10,22)

※ 질문 보내실 곳 :

[우편] 04919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37길 11, 7층

[E-mail] sangdam@ catimes.kr

이찬 신부 (성 골롬반외방선교회·다솜터심리상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