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신앙에세이] ‘틀림’이 아닌 ‘다름’ (1) / 차치학

차치학 (프란치스코·제2대리구 석수동본당)
입력일 2019-03-05 수정일 2019-03-12 발행일 2019-03-10 제 3135호 3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선생님! 같이 라면 먹으러 가요!” “선생님! 저 썰매 3번이나 탔어요!”

눈썰매장 소풍에 신이 나 이리 뛰고 저리 뛰며 흥을 주체하지 못하는 학생들과 썰매는 시시하다며 라면을 먹으러 가자는 학생, 선생님들에게 눈을 던지는 학생, 눈사람을 만들고 있는 학생 등 다양한 생각과 행동을 가진 학생들이 부담 없이 재미있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단체, 어느새 나는 ‘교구 장애아주일학교 교리교사연합회’ 3년차 교사가 됐다.

2016년 11월, 전역 이후 어떻게 신앙생활을 더 알차고 의미 있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때 대부님에게 연락이 왔다. “치학아, 교구에서 같이 봉사 한번 해 보자!” 신앙적으로, 사회적으로 훌륭한 스승이었던 대부님의 말을 듣고 모임에 한 번 참석해 본 뒤 결정하기로 했다. 그곳이 바로 ‘교구 장애아주일학교 교리교사연합회’였으며, 대부님은 연합회의 회장이었다.

첫 모임 참석 이후 큰 고민에 빠졌다. 입대 전 본당에서 교리교사로 활동을 했지만, 장애 학생들과 대면하는 것은 처음이었기에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했다. 특히, 단체에 속해 있는 대부분의 교사들이 특수교육 전공자였기에 아무 지식도 없는 내가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봤다.

무엇보다 봉사를 망설이게 된 가장 큰 걸림돌은 장애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거부감이었다.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나 또한 약간의 선입견이 없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때, 어렸을 적이 떠올랐다. 집안 사정으로 인하여 할머니 집으로 내려가 발달 장애를 가진 이모와 함께 살았었다. 그 당시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였기에 선입견 없이 이모를 대해 지금도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선입견을 버리고 장애 학생들을 ‘틀림’이 아닌 ‘다름’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든 사람을 사랑해야 하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아직도 선입견을 가지고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아 크게 반성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며 살아가고 있었지만 미처 생각해 보지 못한 부분이었던 것 같다.

“그러므로 형제 여러분, 여러분이 받은 소명과 선택이 굳건해지도록 애쓰십시오.”(2베드 1,10)

<다음 주에 계속됩니다>

차치학 (프란치스코·제2대리구 석수동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