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저는 이기적인가요?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남들이 저를 이기적이라고 평하곤 합니다. 누구나 자기 입장을 생각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원하지 않나요? 이기적이라는 건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을 하는 건지요? 때로는 사람들이 저를 악의적으로 비난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답변】누구나 이기적인 면 있어… 봉사하며 행복 찾아보길

정신분석학자 소울(Leon J. Saul)이 말하길, 모든 개인의 마음속에는 많은 갈등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특히 성숙된 성인의 생활 양식을 강요하는 힘과 이에 대항하는 오래되고 친숙한 소아기 양식을 지속하려는 힘 사이의 갈등이 있다고 합니다. 즉, 유년기를 거쳐 성인으로 성장하면서 자기애(narcissism)와 대상 관심(object interest) 사이의 갈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위해서 이기적으로 살려고 하는 마음과 타인을 위해 배려하는 이타심, 이 두 가지의 양끝 사이에 존재하는 스펙트럼의 어느 곳엔가 존재하게 마련입니다. 즉, 누군가는 이기적인 모습에 가깝고, 누군가는 이타적인 것에 가깝게 살아갈 뿐 100% 이기적이거나 100% 이타적인 경우가 존재하는 것은 매우 드물 것입니다.

경제학자인 최정규는 「이타적 인간의 출현」이라는 책에서 ‘죄수의 딜레마’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야기인즉슨, 두 명의 죄수가 따로 심문을 받고 있는데, 둘 다 범죄를 끝까지 부인하면 증거불충분으로 1년씩의 형을 받게 된답니다. 반면 한쪽이 자백을 하고 다른 한쪽이 부인하면 자백한 쪽은 바로 석방되지만 다른 쪽은 7년형의 가중처벌을 받습니다. 만약 둘 다 자백하면, 5년씩의 형을 받는답니다.

결과적으로 두 죄수의 합리적인 선택은 무조건 배신하는 것입니다. 먼저 A입장에서, B가 배신 안 했더라도 배신하는 게 이익입니다. 배신하면 A는 무죄이지만, 배신을 안 하면 1년 복역을 하게 됩니다. 더 나아가 B가 배신했다고 해도 A는 배신하는 게 이익입니다. 즉, 배신을 하면 A는 5년형을 선고 받지만, 배신을 안 하면 7년형을 살게 됩니다. 그러니 이러한 조건이라면 A입장에서는 무조건 배신하는 게 이익일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둘 다 배신을 하면 각각 5년형이지만, 사회 전체적으로 보자면 두 사람의 인생의 합인 10년간을 교도소에 있어야 하는 손실이 발생합니다.

결국 배신을 서슴지 않고 살아가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이득인데, 그래도 이타적인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타적 인간의 출현」에서는 개인에게는 배신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일지라도, 사회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자면 결국 상호 간의 협조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배신과 같이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보다는 바람직하기 때문이랍니다. 특히 결과가 공평하다고 느낄 때 사람들이 가장 이타적이 된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미사 중에 감사의 기도를 올릴 때, ‘또한 저희가 아버지 앞에 나아와 봉사하게 하시니 감사하나이다’라는 말씀을 신부님께서 하실 때마다 그 뜻이 궁금했던 적이 있습니다. ‘왜 봉사하게 된 것을 감사할까? 봉사를 하면 상대가 나에게 감사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저는 개인적으로 긍정심리학에서 찾았습니다. 여러 연구 결과, 남을 위해서 ‘봉사’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가장 행복하답니다. 역설적이게도 가장 이기적으로 개인의 행복만을 추구하더라도 가장 이타적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왠지 ‘누가 더 이기적인가’라고 하는 문제에 초점을 두고 고민하기보다는, 오히려 인간관계를 개선하고 상호 협조해서 공평하게 얻어지는 이타적인 행복을 나눠 갖는 게 사회적으로 볼 때는 더 이득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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