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따뜻했던, 든든한 목자였던… 나의 기억 속 추기경을 이야기하다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를 주제로 열린 토크콘서트는 감동과 웃음의 장이었다. 2월 17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진행된 이날 행사는 공모전 ‘내 기억 속의 김수환 추기경’에 선정된 수상자들이 김 추기경에 대한 기억을 풀어내는 자리였다. 김수환추기경연구소 소장 박승찬(엘리야) 교수가 진행했으며, 패널로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막달레나공동체 이옥정(콘세크라타) 전 대표, 박경남(루치아)씨, 정연숙(젤뚜르다)씨 등 공모전 수상자들이 참석했다. 또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이사장 유경촌 주교와 김 추기경의 전기 「아, 김수환 추기경」을 집필한 이충렬(실베스텔) 작가도 참석했다.
패널들은 피난민 시절 굶주린 상황에서도 “한 식구로 살자”며 김 추기경에게 도움 받은 일화를 전하며 울먹이기도 했고 김 추기경이 당시 건넨 묵주를 직접 가져와 보여주기도 했다. 우수상을 수상한 정연숙씨는 힘든 시절 의지했던 김 추기경이 ‘친정아버지’ 같았다고 표현했다. 이옥정 전 대표가 성매매 여성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구겨진 바지를 입고 소외된 이들을 찾아 나서는 등 고인의 인간적인 모습을 전할 때에는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특별상을 받은 박원순 시장은 “김 추기경님은 암울했던 1970~1980년대 인권변호사들의 뒤를 든든하게 받쳐주셨다”며 “하나의 큰 사회 공동체가 되기 위한 통합과 합의, 화해와 평화의 길에 여전히 우리에게 필요한 분”이라고 말했다. 유경촌 주교는 “김 추기경님은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내 가족처럼 여기며 그들과 함께 하고자 했던 참된 목자”라면서 “3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서로 밥이 되어 주라’는 추기경님의 가르침에 따라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