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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선종 10주기] 토크 콘서트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19-02-21 수정일 2019-02-21 발행일 2019-02-24 제 3133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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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따뜻했던, 든든한 목자였던…
나의 기억 속 추기경을 이야기하다

2월 17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 중 박경남씨(왼쪽에서 두번째)가 김수환 추기경이 그의 어머니에게 건넨 묵주를 보여주고 있다.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를 주제로 열린 토크콘서트는 감동과 웃음의 장이었다. 2월 17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진행된 이날 행사는 공모전 ‘내 기억 속의 김수환 추기경’에 선정된 수상자들이 김 추기경에 대한 기억을 풀어내는 자리였다. 김수환추기경연구소 소장 박승찬(엘리야) 교수가 진행했으며, 패널로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막달레나공동체 이옥정(콘세크라타) 전 대표, 박경남(루치아)씨, 정연숙(젤뚜르다)씨 등 공모전 수상자들이 참석했다. 또 한마음한몸운동본부 이사장 유경촌 주교와 김 추기경의 전기 「아, 김수환 추기경」을 집필한 이충렬(실베스텔) 작가도 참석했다.

패널들은 피난민 시절 굶주린 상황에서도 “한 식구로 살자”며 김 추기경에게 도움 받은 일화를 전하며 울먹이기도 했고 김 추기경이 당시 건넨 묵주를 직접 가져와 보여주기도 했다. 우수상을 수상한 정연숙씨는 힘든 시절 의지했던 김 추기경이 ‘친정아버지’ 같았다고 표현했다. 이옥정 전 대표가 성매매 여성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구겨진 바지를 입고 소외된 이들을 찾아 나서는 등 고인의 인간적인 모습을 전할 때에는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특별상을 받은 박원순 시장은 “김 추기경님은 암울했던 1970~1980년대 인권변호사들의 뒤를 든든하게 받쳐주셨다”며 “하나의 큰 사회 공동체가 되기 위한 통합과 합의, 화해와 평화의 길에 여전히 우리에게 필요한 분”이라고 말했다.

유경촌 주교는 “김 추기경님은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내 가족처럼 여기며 그들과 함께 하고자 했던 참된 목자”라면서 “3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서로 밥이 되어 주라’는 추기경님의 가르침에 따라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