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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리아의 순례기」 발간… 한국교부학연구회 교부 문헌 총서 ‘그리스도교 신앙 원천’ 시리즈 제4권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19-02-19 수정일 2019-02-20 발행일 2019-02-24 제 3133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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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기, ‘예루살렘 성지 순례’는 어떻게 시작됐을까
안봉환 역주/152쪽/1만6000원/분도출판사
주교회의 홍보국장 안봉환 신부 번역
당시의 순례기 편지 형식으로 전해
초대교회 전례 모습 상세히 담아
그리스도인들이 예루살렘 성지를 순례하기 시작한 것은 4세기부터다.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황제(재위 306∼337)가 예루살렘을 복구하며 큰 성당을 세웠고, 헬레나 황후가 예루살렘을 방문한 이후 성경과 연관된 장소들을 직접 보고 기도하기 위해 순례하는 현상이 신자들 사이에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이 시기부터 그리스도교의 순례에 관한 문학적 증언과 순례기가 등장했다. 「에게리아의 순례기」는 4세기에 실제로 예루살렘 성지를 순례한 내용을 편지 형식으로 전해주는 책이다.

고대에는 아주 드문 여성 저술가의 작품으로 무엇보다 교회사와 전례의 역사에 관해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4세기 말에 시행된 전례들과 더불어 예루살렘 및 그 주변의 성당들에 관한 정확한 위치, 수도 생활의 방식과 교회 체제를 알려 주고 있다.

모두 49장으로 이뤄진 「에게리아의 순례기」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제1부는 예루살렘에서 시작되는 여정을 네 번의 여행으로 다루고 있으며, 제2부에서는 예루살렘 교회의 일상 전례를 다룬다. 세례를 준비하는 내용을 전해 주는 제3부는 신자 등록과 세례 전후의 교육과 전례가 거행되는 장소들을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역자 안봉환 신부(주교회의 홍보국장)는 “「에게리아의 순례기」는 4세기경 예루살렘을 순례하는 유럽의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안내서로, 초대교회의 전례 모습을 그리고 있다”면서 “현재 성무일도와 매일미사에 등에서 자주 인용되는 전례예식의 길잡이”라고 말했다.

안 신부는 “독자들은 「에게리아의 순례기」를 통해 오늘날 성지 순례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관광성 해외여행이 본디 의미의 순례에서 얼마나 동떨어진 것인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게리아의 순례기」는 지난해 2월부터 한국교부학연구회(회장 장인산 신부)가 출판하기 시작한 교부 문헌 총서 ‘그리스도교 신앙 원천’ 시리즈의 제4권이다.

한국교부학연구회는 신앙과 삶을 일치시켜줄 수 있는 실천 주제들을 엄선해 한국 현실에 꼭 필요한 교부 문헌 50권을 골라 2027년까지 출판할 예정이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