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

[하느님 안에서 기쁨 되찾기] 비신자인 남자 친구, 세례 받을 생각도 없답니다

이찬 신부rn(성 골롬반외방선교회·다솜터심리상담소장)rn
입력일 2019-02-19 수정일 2019-02-20 발행일 2019-02-24 제 3133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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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생활의 기쁨 함께 나누자고 청해보세요

【질문】비신자인 남자 친구, 세례 받을 생각도 없답니다

집안 대대로 모태신앙을 갖고 있는 여성입니다. 오랫동안 사귀던 남자 친구와 결혼을 하려고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라서 결혼하는 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지만, 남자 친구는 종교를 갖고 있지 않고 또 세례를 받을 생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가능하면 친구가 세례를 받고 같은 신앙을 가졌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요.

【답변】신앙생활의 기쁨 함께 나누자고 청해보세요

종교 심리학자인 더들리와 코진스키라는 사람들은 부부의 종교적 행동과 태도가 비슷할수록 결혼생활 만족도가 더 높다고 했습니다. 부부가 종교 활동을 함께함으로써 서로 결혼생활에 더욱 헌신하게 되고, 하느님과 서로의 관계가 좋아짐에 따라서 신앙적인 면에서 신성함을 누리게 된다고 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같은 종교를 갖고 성실한 신앙 생활을 하는 것이 정신건강 면에서 그리고 신앙적인 면에서 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가톨릭교회의 교회법에 따르면 가톨릭 신자 이외의 사람과 혼인을 할 경우에는 관면을 받아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이것은 타종교 장애라는 것입니다. 교회의 법이 까다롭다고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모태 신앙을 지닌 신자로서 교회의 많은 장점을 배우자가 될 사람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은 인지상정일 것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나누고자 하는 것은 사랑하는 사이에서는 당연합니다. 물론 교회의 약점도 있을 것입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상담을 받으러 오신 분의 약점이 더 눈에 뜨이고 또 그것을 도와주려고 애쓰다 보면 그분이 지닌 장점이 잘 보이지 않게 될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상담을 오신 분이 지닌 장점, 좋은 면을 찾아내려고 노력을 기울입니다.

서로 간에 교회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셨으리라 생각을 합니다. 배우자가 될 분을 교회로 초대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애를 쓰셨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그분에게는 아직 교회의 장점은 잘 보이지 않고, 교회가 서먹서먹한 대상일지도 모릅니다.

그 친구분에게 교회를 보고 느낀 점을 물어보시고 대화를 나누면 어떨까 생각을 합니다. 그분에게는 교회의 장점은 잘 보이지 않고 상담자들이 쉽게 범하듯 교회의 약점이나 접근하기 어려운 점들이 크게 보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남성이 새롭게 교리를 배우고 교회에 정기적으로 나오기는 많은 경우 꽤 힘들다고 봅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남성보다는 여성이 종교적인 경향이 더 강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교회에서 남성끼리 어울리는 데는 그만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기에 서먹함을 줄이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교회의 좋은 점만을 이야기해서 교회로 초대하기보다는 그 친구가 느끼는 어려운 점, 이해하기 힘든 점들을 잘 듣고 거기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함께 노력해 가려는 배려가 필요하리라 생각이 듭니다.

서두에 말씀드렸다시피 가톨릭교회는 가톨릭에서 세례를 받지 않은 사람을 받아들이는 데 저항감이 있다는 느낌을 줄 수가 있습니다. 그것이 관면이라는 표현입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혼인을 하는 데 누군가의 관면을 받아야 한다는 것에 대한 저항감도 있을 수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면을 그 친구도 좋아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고 보아 달라고 청하고, 함께 나누면 더 기쁨이 커진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리라 생각을 합니다.

“평화의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온갖 좋은 것을 마련해 주시어 여러분이 당신의 뜻을 이루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그분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당신 마음에 드는 것을 우리에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히브 13,20-2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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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 04919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로 37길 11, 7층

[E-mail] sangdam@catimes.kr

이찬 신부rn(성 골롬반외방선교회·다솜터심리상담소장)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