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프랑스교회 곳곳서 기물 파손 ‘반달리즘’으로 몸살

입력일 2019-02-19 수정일 2019-02-19 발행일 2019-02-24 제 3133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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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제대·성상 파괴·방화
감실과 성체 훼손 등 잇따라
교회, 단식과 성체조배로 보속

최근 프랑스 곳곳에서 성당을 대상으로 성상과 성체를 훼손하는 반달리즘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31일 프랑스 샤모니의 생미셸성당 안에서 기도하는 신자들. CNS 자료사진

【외신종합】 가톨릭교회의 ‘맏딸’ 프랑스교회가 곳곳에서 성당 기물을 파손하는 반달리즘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월부터 최소 10건의 십자가와 감실 등 성당 기물 파손과 성체 훼손이 이어지고 있다. 범인들은 성당 안에서 성상을 쓰러뜨리거나 감실을 부수고, 성체를 땅바닥에 흩뿌리거나 망가뜨렸다. 또한 제대포를 불태우고 십자가를 부수는 등 기물을 손상시키고 있다.

지난 2월 4일 파리 북서부 일드프랑스의 성 니콜라스성당의 성모상이 넘어져 부서진 채 발견됐다. 이 성당은 몇 주 전 제대의 십자가가 땅에 떨어지고 주례 사제석이 망가지는 등 기물 파손 피해를 입었다. 이어 10일에는 감실이 땅에 처박혔다. 35세의 한 남성은 경찰에 자신이 기물을 파손했다며 자수했다.

또 2월 5일에는 중부 라보르 지역의 생탤랭대성당의 제대보가 불타고 십자가와 성상이 파괴됐다. 다행히 본당 사무장이 조기에 진화해 불길이 퍼지진 않았지만 지어진 지 800년 된 이 대성당의 제단과 벽은 검게 그을렸다.

생탤랭대성당에서 불인 난 다음날인 2월 6일에는 니메의 한 성당에서 감실이 파괴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 사건으로 성체가 성당 바닥에 흩뿌려졌고 십자가가 배설물로 오염됐다. 니메교구장 로베르 와테블레 주교는 성명서를 발표해, “십자가와 성체가 범죄의 대상이 된 이번 신성모독 사건으로 니메교구 공동체가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탄했다.

이에 와테블레 주교는 교구 내 수도회는 단식과 성체조배로 보속했다면서, 생탤랭대성당에 다시 미사를 봉헌하기 전 보속미사를 봉헌할 것을 당부했다. 와테블레 주교는 교구민에게도 공동 보속을 제안했다.

2월 9일에는 코트도르 소재 디종의 노틀담성당에서 감실 문이 파괴되고 성체가 흩어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제대포에는 얼룩이 묻어 있었으며, 미사경본은 불탔다. 노틀담성당 주임 엠마누엘 피크 신부는 “값비싼 물건이 도난당하거나 파괴되지 않았다”면서 “이는 침입자가 교회의 심장을 공격하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톨릭교회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자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2월 13일 이를 비난하는 트윗을 올렸다. 필리프 총리는 “한 주 동안 프랑스에서 5개 성당이 공격당했다”면서 “예배소는 존중돼야 하며, 이러한 공격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어 필리프 총리는 “프랑스교회의 주교들과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