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교황, "가난과 기아 퇴치로 지속가능한 농촌 발전 이뤄야”

입력일 2019-02-19 수정일 2019-03-28 발행일 2019-02-24 제 3133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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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농업개발기금 관리이사회 회의서 당부
국제사회 비롯한 모든 이들의 구체적 실천 요청

2월 14일 로마에서 열린 국제농업개발기금 관리이사회 회의 개막식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연설을 하고 있다. CNS

【로마 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농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가난과 기아를 퇴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교황은 2월 14일 국제농업개발기금 관리이사회 회의에서 “이런 목표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논의돼 왔지만 구체적인 실천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로마 소재 유엔 세계식량농업기구 본부에서 열린 이사회 개회식에서 교황은 “기아와 영양실조로 고통받는 8억2000만여 명 대부분이 농촌에 살며 식량 생산에 헌신하는 농부라는 사실이 역설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농촌 개혁과 기업가정신’을 주제로 이틀간 열렸다.

교황은 “세계에서 고통받는 많은 형제자매의 바람과 요구를 들려주려 회의에 참석했다”면서 “이들은 열악한 상황에서 살고 있다”고 한탄했다. 교황은 “공기와 강물은 오염되고 자연 자원은 고갈됐으며 토양은 산성화됐다”면서 “마실 물과 농사에 쓸 물도 충분하지 않으며, 위생 시설도 매우 열악하고, 집은 볼품없이 망가졌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사회는 지식의 영역에서 많은 진전을 이뤘지만, 농촌의 가난한 이들을 돕는 데서는 거의 진척이 없다”면서 “가난과 기아에 맞서 이기기 위해서는 과학 및 기술의 발전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황은 “기아를 퇴치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와 시민사회, 자원을 가진 모든 이들의 도움이 절실하다”면서 “책임을 서로 떠넘기거나 회피하지 않고,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해결책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오늘날의 세계가 겪고 있는 도전은 “별개로, 어쩌다가 또는 순식간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사람을 중심에 두는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과 기업가정신의 길을 계속 따라가면서 영양실조를 뿌리 뽑고 지속 가능한 개발을 촉진하는 목표를 완수하라”고 격려했다.

강연 뒤 교황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아메리카 및 태평양 지역의 31개 토착민 그룹의 대표들을 따로 만나 격려하기도 했다.

교황청 대변인 대행 알레산드로 지소티는 성명을 통해 교황은 토착민 대표들과 만남에 거의 20분을 할애했다고 밝혔다. 지소티 대변인 대행은 “교황은 한 명 한 명 모두에게 인사했으며, 일부 대표들은 교황에게 수제 스톨을 선물했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토착민은 환경 보호에 대한 책임을 세계가 공유하도록 일깨우는 희망의 외침”이라면서 “이들은 지구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지구와 조화롭게 사는 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은 “‘하느님은 항상 용서하시고, 인간은 때때로 용서하고, 자연은 결코 용서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면서 “토착민들은 이런 조상의 지혜를 우리에게 전할 사명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