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담화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19-02-19 수정일 2019-02-20 발행일 2019-02-24 제 3133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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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에 적극 못나섰던 교회 역사 성찰”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가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교회가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에 나서지 못했음을 반성했다. 이어 김 대주교는 신자들에게 3·1운동의 정신을 이어받아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위해 기도하며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김 대주교는 ‘3·1운동 정신의 완성은 참평화’라는 제목의 3·1운동 100주년 기념 담화를 발표했다. 김 대주교는 담화를 통해 100년 전 많은 종교인이 독립운동에 나섰지만 그 역사의 현장에서 천주교회가 제구실을 다하지 못했음을 반성했다.

김 대주교는 “외국 선교사들로 이루어진 한국 천주교 지도부는 교회를 보존하고 신자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정교분리 정책을 내세워 신자들의 독립운동 참여를 금지했다”면서 “나중에는 신자들에게 일제의 침략 전쟁에 참여할 것과 신사 참배를 권고하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대주교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는 시대의 징표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한 채 민족의 고통과 아픔을 외면하고 저버린 잘못을 부끄러운 마음으로 성찰하며 반성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대주교는 당시 교회 지도자들의 침묵과 제재에도, 개인의 양심과 정의에 따라 그리스도인의 이름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한 천주교인들도 기억할 것도 당부했다. 김 대주교는 “그들의 발자취를 찾아 기억하려는 것은, 한국교회의 지난 잘못을 덮으려는 것이 아니라, 시대의 아픔과 좌절에도 쓰러지지 않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했던 그들을 본받고 따르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주교는 3·1운동의 정신을 이어받아 차별과 배척이 아닌 대화를 하는 세상, 전쟁의 부재를 넘어 진정한 참회와 용서로 화해를 이루는 세상을 만들자고 요청했다. 김 대주교는 “한국교회는 과거를 반성하고 신앙의 선조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후손이 되어, 한반도에 참평화를 이루고, 더 나아가 아시아와 세계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기도하며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